양대성 전 제주도의회 의장·논설위원

아침에 눈을 뜨면서 맨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은 텔레비전 옆 서랍장 위에 자리하고 있는 연녹색의 새싹채소다. 밤사이에 0.5㎝ 정도 자라버린 새싹을 보노라면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신비가 경이롭게 느껴지며 오늘도 생동하는 새싹처럼 역동적인 하루가 되기를 기대하게 된다.  

집안 공간을 이용한 웰빙 새싹채소 가꾸기 그 실체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채소는 전문 농장이나 텃밭에서 연 1기작을 한다. 그러나 새싹 채소 가꾸기는 집안의 공간 (거실, 부엌, 안방, 베란다 등)을 이용해 용기에 씨앗을 뿌린 후 7~10일 만에 수확이 가능하며  한 달에 3~4회 연 30회 이상 수확할 수 있다.

또한 새싹채소는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특별한 준비(텃밭, 비료, 농약, 농기구 등)없이 씨앗과 깨끗한 물만으로 1년 내내 원하는 시기에 가꾸고 수확하는 기쁨과 만족감 등으로 삶의 질을 높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영양가 측면에서 생물학자들은 싹튼 지 5~10일 동안 어린 식물은 영양분을 최대로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그것들은 다른 성장과정에 비해 더 많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성숙한 채소로 자라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급속히 증가된 효소, 비타민, 단백질, 미네랄로 완전히 가득 차 있다. 비타민 B는 유일하게 3~6일 사이에 300~1500%증가한다. (Sprouts The Miracle Food- Steve Meyerowitz 지음,  류경오 옮김)

뿐만 아니라 가족 각자의 틈새 시간 활용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 간 소통은 물론 가계에 보탬이 되고 주부의 일손과 시간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더욱이 고령화 시대 활동력이 현저히 약화된 노인들에게 집안 새싹채소 가꾸기는 생활의 활력소가 돼 소외감, 무력감에서 벗어나 보람과 만족감으로 치매예방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증산작용으로 건조한 겨울철엔 가습효과를, 무더운 여름철엔 온도를 내리게 해 실내 녹색환경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재배방법도 단순해 새싹재배기에 씨앗을 뿌리고 밑에 물을 담아 놓고 하루 1~2번 촉촉하게 분무하는 것만으로 족한 것이다. 

문제는 새싹채소가 좋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오랜 세월에 걸쳐 몸에 밴 습관으로 시장이나 슈퍼에서 사 먹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 길을 바라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반면 기존의 텃밭을 가꾸는 데는 땅을 비롯해 비료 농약, 농기구 등 자재와 비용 외에도 밭 갈기, 모종 기르기, 비료주기, 병충해방제 등 상당한 경험과 기술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실내 새싹채소 가꾸기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집안의 공간에서 가족 각자의 틈새시간 활용으로 돈들이지 않고 오직 관심과 정성, 깨끗한 물만으로 영양가와 기능성이 높은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일상생활과 연계된 흥미로운 방법으로 생활의 청량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생각을 바꿔 부엌과 거실 안방 등을 주거 공간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가족의 식탁위에 오를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새싹채소를 가꾸는 실내 텃밭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자. 하루도 빠질 수 없는 식탁위에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재배했는지도 모르는 채소대신 가족이 직접 틈새시간을 이용 생산한 새싹채소를 올리는 정성과 지혜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새싹채소는 경제 이전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텃밭을 구하기 어려운 도심지와 아파트 거주민, 공공기관과 단체 사무실, 학교 교실, 노인요양 및 각종 복지시설내의 공간을 지혜롭게 활용한다면 일거양득이요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생각을 바꿔야 새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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