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9월부터 자국민 해외 카드 소비 통제
지출 감소 '우려' 저가관광 근절 '기대' 교차

막대한 구매력을 자랑하며 이른바 '통 큰 유커'로 불리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라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 방지를 이유로 자국민들의 해외 소비 규제에 나섰기 때문으로, 제주 관광업계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5일 제주도에 따르면 중국 외환관리국은 오는 9월1일부터 해외에서 일일 1000위안(한화 약 16만5000원) 이상을 결제한 자국민들의 거래 정보를 해당 금융기관으로부터 제출받는다.

대상 카드는 중국 현지은행이 발행한 직불카드와 신용카드다. 사실상 자국민들의 해외 소비가 정부의 통제를 받게 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 정부의 '방한금지령' 해제로 유커들의 제주관광이 재재되더라도 과거 소비력을 앞세운 '싹쓸이 쇼핑'은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제주관광공사(JTO)가 발표한 '2016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개별관광객의 1인당 지출 경비는 1886.4달러(한화 210만9000여원)로 외국인 전체 평균 1672.3달러(한화 187만여원)를 상회했다.

중국인 단체 패키지 여행객 역시 평균 1332.3달러(148만9000여원)보다 많은 1334.5달러(149만2000여원)를 기록하는 등 전체 외래객 중 가장 많이 지갑을 열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유커들의 지출이 줄어들면 자연히 관광 목적지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떨어진다"며 "더욱이 카드 이용이 제한되면 한정된 예산을 면세점 등 일부에서만 집중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정부의 소비 규제가 제주관광의 질적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유커 유치를 위한 업계 간 콘텐츠 경쟁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으며, 대형 면세점 수익 감소로 여행사 및 가이드 등에 지급되는 송객수수료가 낮아지는 등 저가 관광 근절을 위한 자정효과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유커들의 지출이 많은 면세점 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의 해외 소비 통제가 제주관광의 질적성장 기회로 작용하게 하기 위해 미리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