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수 제주관광대 기획부총장,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업무지시 제1호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주문했다. 지난 정부가 비정규직을 양산했다는 비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직속기구인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민간부문에 이르기까지 약 1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건전한 노동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자리 100일 계획'을 통해 정부조치만으로 추진가능한 정책을 우선 시행할 것으로 보여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미 한발 앞서 지난 3월30일 제주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일자리창출위원회를 출범시켰다는 것이다. 정부의 일자리위원회보다 2개월 먼저 계획되고 추진됐다는 점에서 원희룡 도지사와 부지사 그리고 실무를 담당하는 경제통상산업국장과 경제정책과의 공직자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국 시·도 가운데 경제성장률 1위, 고용률 1위 등 가장 우수한 고용지표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임금과 높은 비정규직 문제로 인해 지역 내 청년일자리의 미스매치 등 질적 수준이 미흡한 것을 실질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의미로 출발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제주일자리창출위원회'는 기존의 위원회와는 달리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실행중심으로 일하는 위원회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 위원회는 앞으로 제주 일자리종합대책 자문 및 아이디어 발굴과 민간일자리, 공공일자리, 사회적일자리(마을기업, 협동조합) 발굴, 민간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및 임금향상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창구이자 플랫폼 기능과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산관학 기관이 협력해 취업자 수를 늘리고 도내 투자기업과 중소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요구하고 지원하고 촉진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위원회가 정부의 일자리 위원회와 차별화되는 점은, 국가일자리위원회가  일자리 추경으로 소득 2분위 일자리 창출을 주 대상으로, 또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민간부문으로의 확대가 추진되는 반면, 우리 제주도는 민간부문의 대규모 투자기업을 시작으로 도내 중소기업과 사회적기업, 벤처창업 기업으로 확산하고, 이와 동시에 공공부문의 일자리 확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병행해 나간다는 점이다. 

제주일자리창출위원회는 5개 분과를 둬 이미 한차례의 정례회의를 통해 도내 노동시장의 현황을 통계적으로 파악하고, 민간일자리와 공공일자리 및 사회적 일자리의 창출에 실제적 성과를 올리고 있고, 인력양성 분과와 비정규직 처우개선 분과에서는 도내 HRD 훈련현황파악과 비정규직 처우개선 및 임금향상을 위한 생태환경조성을 위한 정책추진을 시작한 상태다.

제주일자리창출위원회는 앞으로 정부의 국가 일자리위원회와 연계해 국정과제에 반영된 국비지원형 제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제주도내 기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함께 해결하고, 도내 투자기업 및 중소기업, 사회적 기업 및 공공기관과 직접 만나 대화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활동도 하게 될 것이다. 

도내 기업은 일할 인재가 없고,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조금만 서로 배려하고 양보한다면, 또 일자리를 통한 자기개발과 기업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제주의 일자리창출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도지사를 비롯한 공직자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고, 산업계와 학계, 시민단체들이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의 우수한 청년구직자들도 공무원 시험공부에만 연연하지 말고 제주의 미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제주의 일자리정책에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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