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출범 20년 만에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선수가 이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오후 2시 야구회관에서 연봉조정위원회를 열고 LG트윈스의 유격수 유지현의 올시즌 연봉을 지난해보다 2000만원 인상된 2억2000만원으로 결정했다.

지난 시즌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3, 9홈런, 53타점을 기록한 유지현은 유격수로 활동하는 등 높은 공헌도로 팀내 연봉고과에서 1위를 차지해 2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구단은 1000만원 삭감을 제시했다.

이로써 유지현은 지난 82년 이후 KBO의 연봉 조정신청에서 처음으로 구단을 이긴 선수가 됐다.

지난해까지 연봉 조정신청은 총 82건 발생해 68건은 중도 취하됐고 나머지 14건은 모두 구단 제시액으로 조정이 이뤄졌었다.

그러나 이날 조정위원회는 같은 LG 소속인 이병규와 김재현, 전승남의 조정신청에서 대해선 모두 구단의 손을 들었다.

이에 따라 이병규의 내년 시즌 연봉은 2억원, 김재현은 1억8000만원, 전승남은 4500만원 등 구단 제시액으로 확정됐다.

조정위는 이병규 등이 자신들의 연봉 인상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출하지 않은 탓에 구단의 결정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팀내 연봉고과 2위인 이병규는 인상 대상자로 판단되지만 조정신청일이었던 지난 15일 선수 요구액을 밝히지 않아 구단 제시액으로 연봉이 조정됐다.

조정위원으로 나섰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병규는 인상 요인이 분명하지만 본인 요구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규약에 따라 조정신청을 하다보니 구단 제시액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재현의 경우 역시 연봉 인상 대상자이지만 선수 요구액이 지나치게 높아 구단의 제시액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억8000만원을 받았던 김재현은 올 시즌 2억8000만원을 요구한 반면 구단은 동결을 제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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