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사회부 차장 대우

"양복 입은 신사가 요릿집 문밖에서 매를 맞는데 왜 맞을까. 왜 맞을까. 원인은 한 가지 돈이 없어. 들어갈 땐 뽐을 내며 들어가더니 나올 적엔 돈이 없어 쩔쩔매다가 뒷문으로 도망가다 붙잡혀서 매를 맞누나. 매를 맞누나. 와하하하 우습다~ 돈 없으면 대폿집에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한 푼 없는 건달이 요릿집이 무어냐. 기생집이 무어냐"

가수 한복남이 부른 노래 '빈대떡 신사'의 가사다.
이 노래는 양복 입은 신사의 무전취식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곡으로, 지금까지도 대중이 애호하고 있다. 

빈대떡은 녹두에 김치, 돼지고기를 기본으로 넣고 기름을 두른 팬에 부쳐 먹는 음식이다. 
평안도에서 유래해 현재는 한국 어디에서나 흔히 먹는 대중 음식이 됐다. 

북한에서는 '녹두 지짐'이라 하고, 한국에서는 '빈대떡', '녹두전'이라 한다. 

예로부터 잔칫날 음식으로 많이 만들고, 제사상에도 자주 올랐다. 

옛날에는 가난한 이들의 음식이라고 해서 '빈자떡'이라 했으나, 이제는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음식이 돼 '빈대떡'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서귀포 지역에서 대표적 생계형 범죄인 무전취식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예전 배고파서 저지르는 소액 사건이었던 무전취식이 최근에는 상습적인 '배 째라는 식'으로 변했다.

액수도 상상 이상이다. 단순히 주린 배를 채우려는 한 끼가 아니라 고급 식당·주점 등을 이용하면서 무전취식 금액은 수십 만원을 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런 현대판 '빈대떡 신사' 때문에 지역 식당과 주점 업주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무전취식으로 처벌받은 후에도 또다시 무전취식을 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전취식은 '한 푼 없는 건달이 요릿집이 무어냐. 기생집이 무어냐' 노래 가사처럼 비난받을 일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알코올 중독 치료 등 범죄의 재발방지와 사회적응에는 사회적으로 무관심한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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