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계 일본행 상품가격 금한령전보다 34% 낮춰
저가 형성·공급석 증가로 제주행 판매가도 급감 우려

중국의 '방한금지령'이 해제되기 이전부터 기존보다 더욱 값 싼 '초저가' 제주행 크루즈상품 유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발 크루즈의 기항지가 제주 등 한국을 제외한 일본으로 편중돼 크루즈관광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선박 대형화로 공급석까지 크게 늘면서 중국 여행사들이 모객 난항에 따른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도내 관광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발 일본행 크루즈 상품의 판매가격은 최대 4000위안(약 66만원)으로, 종전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상품가격(약 100만원)보다 무려 34% 낮아졌다.

제주 등 우리나라에 기항하지 않는 대신 일본 내 복수의 도시를 방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항횟수는 그대로인 반면 상품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사드 여파에 따른 방한 제재가 중국 현지 여행사 및 크루즈 선사들에게도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주관광 역시 금한령 해제 후 초저가 크루즈 상품 유통에 따른 저질관광 난립을 걱정하고 있다.

이미 중국발 크루즈 상품 가격이 낮게 형성된데다,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강정항) 건설에 따른 선석 증가로 공급 좌석도 대폭 늘어 관광객 모집을 위한 중국 여행사들의 저가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크루즈시장의 성장으로 상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한국관광공사(KTO) 베이징지사의 '중국 크루즈 관광의 트렌드 변화' 분석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중국발 제주행 크루즈 상품이 초저가로 판매될 경우 인두세·마이너스 투어피 등 도내 인바운드 여행사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송객수수료로 손실을 메우기 위한 면세점 쇼핑 위주의 관광이 심화될 수밖에 없어 제주 관광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아직 제주 기항이 취소되지 않은 중국발 크루즈선 대부분은 대형 선박으로, 중국 여행사들이 좌석을 채우기 위해 초저가 상품을 유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도내 중국계 여행사들이 초저가 크루즈 관광객들을 받기 시작하면 다른 향토 여행사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