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발길 끊기며 여행사간 유치 경쟁 심화
저가 상품 판매로 인두세 등 저질관광 조짐

중국 의존도를 낮출 차세대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 제주행 저가 상품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 유치 경쟁에 따른 '인두세-쇼핑 강요-송객수수료'의 저질관광 구조가 신규 시장에서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면서 제주관광의 질적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13일 도내 관광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방한금지령' 이후 동남아시아 관광객 모객을 위한 마케팅에 제주는 물론 육지부 여행사들이 대대적으로 몰리고 있다.

무슬림을 포함한 동남아시아가 유커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대체 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으로, 고부가가치 개별관광객은 물론 단체관광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도내·외 여행사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금한령' 이전부터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유치해 온 기존 여행사들과의 경쟁을 위해 신규 진입 여행사들이 저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가 전세기 상품을 통해 제주를 찾은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은 여행 일정에 따라 면세점·토산품점 등 복수의 쇼핑센터를 방문해야 했다"며 "관광지 역시 유료 사설보다는 무료이거나 입장료가 저렴한 자연관광지 위주로 방문하는 등 질 낮은 제주여행을 감수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동남아시아 현지 모객 여행사에 인두세를 주거나 투어피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내 관광업계는 제주관광의 시장다변화 성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신규시장에 저가관광 구조부터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제주로 오는 전세기에는 평균 3~4개 단체가 탑승하는데 이 중 일부가 저가상품을 통해 입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는 동남아시아 현지 여행사와 거래하고 있는 국내 대형 여행사 대부분이 저가 상품 판매 대신 제 값의 고가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두세 등의 수익을 얻기 위해 국내 소규모 여행사와 거래하는 현지 여행사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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