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제주지역 강수량이 명편의 60% 수준에 머무는 등 가뭄이 심해지는 가운데 '초기 가뭄'지역인 애월읍 상귀리에서는 밭에 물주기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금새 말라 땅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졌다. 김용현 기자

표선·구좌 등 동부 중산간 더덕농가 가뭄 피해 관수시설도 열악
가뭄지역 도내 전역 확산 농가 비상…제주도 가뭄대책회의 가동

올해 봄과 초여름에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가뭄지역이 빠르게 확산, 농가들이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더덕의 경우 가뭄으로 발아가 되지 않는 등 직·간접적인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표선농협 및 농가에 따르면 제주도내 더덕농가들은 지난 5월초에 더덕종자를 파종했지만 가뭄이 지속되면서 대부분이 발아되지 않고 말라죽었다. 

농가들은 30㎏당 2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들여 이달초순 재파종을 했지만 현재 70~80%가 발아되지 않은 상황이다. 

농가들은 상황을 지켜본 후 발아되지 않을 경우 3차 파종도 고려하고 있지만 더덕종자마저 구하기 힘드는 등 이중고에 빠졌다.

특히 도내에서 더덕은 표선(460㏊)·구좌(78㏊)·성산(28㏊) 등 제주동부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179농가에 618㏊가 재배돼 970여t정도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더덕 주산지가 관수시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해 가뭄에 취약한 상황이다.

표선 농협 관계자는 "농가들이 두차례나 더덕을 파종을 했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모두 발아가 되지 않아 사실상 폐작됐다"며 "제주도 등 행정당국에서 피해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후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덕은 물론 가뭄지역이 빠르게 퍼지면서 다른 농산물로 피해확산이 우려된다. 제주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19일 현재 도내 35개 가뭄 관측 지점 가운데 '매우 건조' 지역은 5곳이며, '초기 가뭄'인 지역은 10곳이다. 이는 지난달 24일 당시보다 매우 건조 지역은 2곳, 초기가뭄은 3곳씩 늘었다.

올해들어 지난 10일까지 제주지역 평균 강수량은 371.7㎜로, 전년 같은 기간 713.1㎜의 52.1% 수준이고, 평년 613.2㎜의 60.6%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일부터 가뭄대책회의를 가동하는 등 가뭄 피해 최소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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