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사회부 차장 대우

1950년대 어떤 선원이 스코틀랜드 항구에서 짐을 내린 뒤 그를 보지 못한 동료의 실수로 포도주 운반선의 냉동창고에 갇히게 된다. 결국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선원. 그러나 냉동창고는 실제로 가동되지 않아 내부온도가 낮지 않았다. 이는 '노시보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노시보 효과는 부정적인 마음가짐이 스스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하는 것으로, 해롭다는 암시나 믿음이 미쳐 약효를 떨어뜨리는 현상이다. 

효능이 없는 물질을 약으로 위장해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환자가 약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갖게 함으로써 인해서 실제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플라시보 효과'와는 반대 현상이기도 하다.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해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이는 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1968년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로젠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한 후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한 반에서 20% 정도의 학생을 뽑았다. 그리고 그 학생들의 명단을 교사에게 주면서 지적 능력이 높은 학생들이라 믿게 했다. 8개월 후 지능검사 결과 명단에 속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 점수가 높게 나왔으며 학교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반면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면 행태가 나쁜 쪽으로 변해 가는 현상도 있다. 남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면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지만, 부정적으로 평가해 낙인을 찍게 되면 부정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것으로, '스티그마 효과'라고 한다.

'스티그마'는 시뻘겋게 데워진 도장을 가축에 찍어 소유자를 표시하는 '낙인'을 뜻하는 것으로, 낙인효과라고도 한다. 각자의 희망을 품고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이한 지 어느덧 6개월이 다 돼 간다. 당초 기대와 달리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원효대사의 말처럼 생각에 따라 자신, 혹은 상대방이 달라진다. 문제는 긍정적으로 달라지느냐, 아니면 부정적으로 달라지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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