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문지숙 '제주 평대리 바당꽃' 21~30일 갤러리 브레송
3년 전부터 해녀 작업…서울 이어 이탈리아 밀라노·제주 전시

3년 전 우연히 바다에 핀 '꽃'을 만난 여성 사진가가 흑백 비망록을 펼친다. 세월이 그렇다는 말로 서둘러 사라져가는 것들을 잊지 않는 방법으로 셔터를 눌렀다. 해녀를 향한 셔터는 찰칵하는 짧은 소리와 함께 비망(備忘)된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아니 어쩌면 그들을 대신한 기록은 거창한 의미 대신 마음 심(心)을 두 개나 쓴 기억(憶)으로 남는다.

사진가 문지숙(JUNO MOON)의 개인전 '제주 평대리 바당꽃'이 21일부터 30일까지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린다. 그 곳에서 문씨는 2014년 매그넘 소속의 데이비드 알렌 하비가 제주해녀 작업을 하며 마음을 쏟았던 구좌읍 하도리 평대 바다를 펼친다.

사각 프레임 안 해녀들의 시간은 시나브로 흐른다. 그들의 미세한 움직임부터 작은 표정 변화, 감정까지 담아내려는 문씨의 마음 씀씀이가 보태진 결과다. 그들에게서 어머니를 봤다는 짧은 고백이 전체 전시를 함축한다. 어머니, 삼촌, 언니이자 동생이 된 이들과 감정을 나누면서 스스로 위안을 찾았던 작가는 그동안 둥지를 틀었던 부산 달맞이 고개를 떠나 얼마 전 아예 제주로 주소를 옮겼다.

살아냄의 억척스러움과 비교 불능의 인내력에 천착한 그의 해녀는 서울에 이어 제주와 이탈리아에 까지 전해진다.

서울 전시 후 7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전시(7월 17~21일, Korean Wunderkammer: un festival di arte contemporanea coreana nel cuore di Milano)가 이어지고 제주에는 8~10월(8월 14~9월 3일·갤러리 카페 다리, 9월 5~10월 15일 해녀박물관) 눈을 맞출 기회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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