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농수축위 현우범·이경용·좌남수·고태민 의원 지적
200억 통합관리기금 예탁...융자 지원 국한 사업 확대 주문

도내 농어업인들을 위한 지역농어촌진흥기금 일부가 통합관리기금으로 예탁돼 1차산업과 관련 없는 외부차입금 상환에 사용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우범)는 21일 제352회 제1차 정례회 2017년 제1회 제주도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농어촌진흥기금 운용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농수축위에 따르면 지역농어촌진흥기금은 올해 350억원이 출연돼 1340억원 정도가 적립됐으며, 이 가운데 도는 200억원을 각 기금의 여유자금으로 마련되는 통합관리기금으로 예탁하고 있다.

도는 이번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농어촌진흥기금 등 각 기금에서 예탁된 통합관리기금 142억원을 외부차입금(1327억원) 조기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경용 의원은 "현장에서 농민들은 지원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인데, 농어촌진흥기금에서 당초예산 100억원, 이번 추경에서 100억원 등 200억원을 여유자금으로 해서 통합관리기금으로 예탁하고 있다"며 "1차 산업 발전을 위해 투자돼야 하는 농어촌진흥기금을 외부차입금 상환에 쓰는 것이 올바른 행정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여유자금이 생긴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도정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기금에 여유가 있다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융자 지원에 국한된 것을 가뭄 해소를 위한 농업용수 등 기반시설 사업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우범 위원장은 "올해 350억원을 농어촌진흥지금으로 쓰라고 했는데 200억원을 예탁금으로 빼내 빚 갚는데 썼다. 농민들이 알면 통탄할 일"이라며 "금융기관을 거쳐 대출이 이뤄지면 도에서 이자를 보전해 준다. 결국은 은행 이자놀이에 보탬을 주는 격"이라며 개선책을 주문했다.

좌남수 의원은 "1차산업 지원을 위해 조성된 기금을 빚 갚는데 쓰는 것이냐. 농민들 입장에서는 도둑맞은 심정일 것"이라며 "농어촌진흥기금 융자금 상환기간을 더 연장해주던지, 지원규모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태민 의원은 "제주도 지역농어촌진흥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보면 매년 일반회계 1% 이상을 출연해 기금 재원으로 조성하도록 돼 있지만 지난 4년동안 179억원이 안 들어왔다"며 "농어촌진흥기금을 확보해서 농가 대출 수요를 감당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윤창완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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