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오경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우리가 태어나서 걷기까지는 10개월에서 1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첫 걸음마를 하는 순간 감격의 박수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걸음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걷기는 다리에 있는 모든 영역의 기능을 통합한 동작이다. 50여개의 근육들이 걷는 동시에 다양하게 활동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비정상적인 걸음은 관절과 근육의 불균형을 일으키고 이를 교정하기 위해 뇌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근육, 관절, 뇌의 건강을 위해서는 바른 걸음이 필수적이다. 올바르게 걸을 때 시선은 앞을 바라보며 목을 앞으로 빼거나 뒤로 젖히지 않는다. 어깨는 움츠리지 않고 뒤로 젖혀 내린다.

가슴은 약간 당겨 올라가 있듯이 자연스럽게 올려 키가 커보이게 한다고 생각하며 펴준다. 주머니에서 손을 넣지 않고 팔꿈치를 90도 정도 굽혀서 살짝 흔들면서 걷는다. 엉덩이가 뒤로 밀려 있지 않게 앞으로 밀어주고 배꼽을 척추 쪽으로 당기듯이 배에 힘을 줘 척추와 골반이 안정되게 한다. 무릎은 굽히지 않고 발은 뒤꿈치에서 발가락으로 굴리듯 걸어야 한다. 발로 가해지는 무게가 뒤꿈치에서 발의 외측 연을 따라가다가 첫 번째 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로 실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발의 안정성과 유연성은 걷기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를 향상시켜주는 운동들이 인터넷이나 책에 많이 소개돼 있다. 볼펜을 바닥에 놓고 발가락 전체로 집었다 놓기를 반복하거나 발로 소문자 알파벳 쓰기 등 다양하다. 발목을 움직일 때 쓰이는 대표적인 근육인 비복근과 전경골근의 스트레칭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 행해져야 하고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다. 발목을 움직일 때나 걸을 때 어느 곳이든 통증이 느껴지면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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