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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운 나라'에 살고 싶다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전가림
입력 2017-06-25 (일) 17:57:59 | 승인 2017-06-25 (일) 18:03:46 | 최종수정 2017-06-25 (일) 19:27:54

지난 4월19일 밤 방영된 제 2차 대선후보 토론은 스탠딩 TV토론으로 진행됐다. 

정착과 안주를 중시하는 농경문화서는 서서 먹고 마시는 스탠딩 문화는 낯선 것이지만 속도와 이동을 강조하는 상업문화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국민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초유의 스탠딩 토론이 주는 신선감도 그렇지만 준비된 원고 없이 한다는 것이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질의와 응답에 따른 순발력과 제기된 문제에 대한 인식과 논리 그리고 표정 관리와 언어 구사 등을 비교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탠딩 TV토론 당일 마지막 일성으로 문재인 후보는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후 현충원 참배에서도 방명록에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란 글을 남겼다. '나라다운 나라'에서 살고 싶은 건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염원일 것이다. 그 까닭은 작금의 우리나라가 나라답지 않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사회의 양극화와 청년 실업 그리고 노후 불안 등으로 실의에 빠지고 좌절로 주저앉는가 하면 '흙수저'니 '헬조선'이니 하면서 자조·자학하고, 심지어는 "이게 나라냐"라고 하면서 거리로 뛰쳐나와 촛불과 태극기 시위로 분노를 씹었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보단 삶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한국의 자살률이 2003년 이래 13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기록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비록 자살률이 높다고 해서 살기 어려운 나라라는 건 아니지만 자살이라고 하는 잘못된 선택은 여러 가지 사회적 병리현상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한국은 나라다운 나라가 아니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라다운 나라를 세울 수 있을까. 일찍이 공자의 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위나라 임금이 선생님을 초청해서 정치를 하려고 하는데 선생님께서 무엇부터 하시겠느냐"고 묻자 공자는 "반드시 이름을 바르게 할 것이다(必也正名乎)"라고 말했다. 

공자가 여기서 말하는 '정명(正名)'은 우리말로 말하면 이름값을 하면서 '답게' 또는 '다운' 삶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관해 묻자 공자는 '정명'에 대해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며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부연 설명했기 때문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장관은 장관다워야 하며 부모자식은 부모자식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사회조직은 구성원 나름대로의 지위와 직분이 있다. 

그러므로 구성원들은 그 지위와 직분에 걸맞은 구성원다운 구성원이 될 때, 사회조직은 조직다운 조직, 나라는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는 것이 공자의 믿음이자 주장이다. 

그러므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을 위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고위공직자들은 적어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제시한 이른바 '고위 공직 배제 5대 원칙'으로부터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현실은 그렇지 않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왜냐하면 적어도 '나라다운 나라'에 살기 위해서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삶의 질(quality of life)이 개선되고 있으며 그들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살만한 나라(desirable nation)라고 자인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가림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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