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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씩 물러나 친구 입장에서 생각…인권 지키는 일"제민일보사·제주도교육청 2017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1. 도남초등학교
김봉철 기자
입력 2017-06-29 (목) 09:34:48 | 승인 2017-06-29 (목) 09:40:59 | 최종수정 2017-06-29 (목) 09:40:59

제민일보·도교육청 도남초 6학년 인성아카데미
고현수 대표, 편견없이 바라보기·역지사지 강조
친구와 갈등 있다면 대화 통해 조금씩 양보해야
작은 인권·배려 실천 상처 대신 감동 줄수 있어

제민일보사(대표이사 회장 김택남)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7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지난 27일 도남초등학교(교장 조성신)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열린 인성아카데미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바탕으로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배웠다.

'역지사지'로 갈등해결

도남초에서 진행된 인성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고현수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상임대표는 '역지사지'의 뜻을 함께 생각해보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는 것"이라는 학생들의 대답에 고 대표는 "제대로 알고 있다"며 "내 생각과 행동에 대해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 삶의 기본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생활에서 생각이나 행동이 다르다고 친구와 멀어지거나 심지어 따돌리는 경우도 있다"며 "그럴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며 '어떻게 하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각장애인과 휠체어장애인의 협의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길을 안내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턱이 설치돼 있는데, 턱이 너무 높으면 휠체어장애인들이 넘어가기 어렵게 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며 "이들이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양보한 결과, 턱의 높이를 3㎝로 결정해 시각장애인과 휠체어장애인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결정은 법률에도 적용돼 '3㎝의 룰' 또는 '3㎝의 양보'라고 불리게 됐다"며 "역지사지는 바로 이런 것으로, 학생 여러분도 친구나 가족과 갈등이 있다면 만나서 이야기하고 오해를 푼다면 쉽게 생각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내 인권만 내세우면 비극

고 대표는 반대로 역지사지의 정신이 무시됐을 때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해서도 생활속 사례를 들어 학생들에게 알려줬다.

고 대표는 "인권이란 인종·피부·민족·성별·언어·종교·장애·출신·재산·지위에 대해 구별하거나 차별받지 않고 사람으로서 권리를 존중하는 것을 말한다"며 "서로간의 인권이 충돌할 때는 이해하고 협의하면서 접점을 찾아야 하지만 이런 과정이 무시되면 비극적인 결과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과 100여년전까지 중국에 남아있던 '전족' 풍습은 남성들의 시각으로 성장기 여성의 발에 족쇄 채우기를 강요한 인권유린 사례"라며 "나치의 히틀러는 아예 유태 민족을 게르만 민족보다 열등하다고 여겨 학살하는 최악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도 인권에 대한 존중의식이 부족할 때 나타난다"며 "장애인화장실에 사고를 대비해 비상벨을 설치하지 않고 밖에서 내부가 훤히 보이도록 출입문을 유리로 만들어버린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들도 일상생활에서 친구들에게 무심코 던진 말이나 행동이 친구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인권 감수성을 높여 서로간의 권리를 존중하고 배려하면 나를 포함한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강조했다.

일상생활속 작은 관심 당부

이어 생활속 작은 요소에서 인권적인 부분을 발견하고 적용하는 '인권 감수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고 대표는 "인권 존중의 첫 걸음은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는 것"이라며 "비슷한 모양의 유모차와 휠체어를 보면서 유모차는 '따뜻하다' '부드럽다'는 이미지를 갖는 반면 휠체어를 볼 때는 '불편하다' '불쌍하다'는 이미지를 떠올리는게 선입관의 한 사례"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특히 미국의 뉴욕에서는 주차장이나 화장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애인용 마크를 기존의 수동적이고 정적인 마크에서 활기차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바꿨다"며 "디자이너 사라 헨드렌의 작은 아이디어와 실천이 뉴욕시민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고, 결국 부정적이던 뉴욕시도 시민들의 의견을 수용하는데 이르렀다"고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여러분과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감동적인 배려를 실천해 소개하고 싶다"며 "경기도 용인시 제일초등학교 학생들은 연골무형성증으로 키가 작았던 친구가 운동회 달리기에서 꼴찌로 처지자 모두 달려와 손을 잡고 일렬로 함께 결승선을 넘었다"고 전했다.

고 대표는 "친구들과 점점 차이가 벌어져 속상했던 지체장애 학생은 이날 상처 대신 다 함께 1등을 하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받았다"며 "여러분도 친구들을 위해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관심을 갖고 배려를 실천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권하며 강의를 마무리 했다.  

"몸과 마음 튼튼한 어린이 목표"

실천 중심 건강 학교 만들기
인성엽서·벼룩시장 등 참여
희망천사학교 등 나눔 훈훈

1983년 개교후 30년 넘게 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도남초등학교(교장 조성신·사진)는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통해 미래를 창조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도남초의 인성교육은 교실 수업 뿐만 아니라 실천 위주의 프로그램을 실시해 건강하고 밝은 학교문화를 만들고,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높일 수 있는 봉사활동으로 학교·가정·지역이 협력하는 공동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사이버폭력과 거친 언어, 욕설이 늘어나고 있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고·사·리'(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이해합니다) 캠페인에 동참, '혼디 손심엉 고·사·리 키울락' 인성엽서 쓰기를 운영하고 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가 아닌, 손글씨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전하고 돌아보는 인성적 접근을 시도하고 학교폭력도 예방하고 있다.

개교기념일을 맞아 열리는 종합축제인 '도나미 축제'에서도 벼룩시장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은 가정에서 잘 사용하지 않지만 다른 어린이에게 필요한 생활용품 등을 들고 와서 직접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는 어린이회 이름으로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도남초는 또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가 실시하는 희망천사학교 캠페인에도 동참, 27일 가입식을 열고 학생들에게 희망천사 회원증을 전달했다.

학생들이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하면서 백혈병·소아암 등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친구들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모은 후원금은 제주도교육청과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조성신 교장은 "우리 학교는 도심 속의 시골학교처럼 정겨운 곳"이라며 "바른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의적인 어린이 육성을 교육목표로 삼아 어린이들에게 나눔과 배려의 인성을 키우며 행복한 교육환경 제공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bckim@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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