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시기를 질질 끌었던 만큼 말도 많았던 제주도를 비롯한 시·군 인사가 일단 마무리됐다.

 이번 인사는 몇 가지 이유로 주목을 끌고 있다.

 제주시부시장에서 행정부지사로 발탁된 김호성씨,도의회사무처장에서 제주시부시장에 임명된 고호진씨 인사가 대표적이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김호성 부지사는 신구범 전지사의 고교동창이자 근거리에서 그를 모셨던 소위 ‘신맨’으로 불리던 사람이다. 김 부지사는 또 2년3개월 동안 제주시 부시장으로 재임하면서 김태환 제주시장의 시정을 적극 뒷받침했다.

 반면 고호진 부시장은 우근민 도지사의 핵심인물이라는 게 공직사회의 중론이다.

 본인들이 부정하던,부정하지 않던 간에 우근민 지사와 신구범 전 지사간 갈등의 흔적이 공직사회는 물론 우리사회 곳곳에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근민 지사와 김태환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제주도와 제주시 사이에 미묘한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호성 부지사와 고호진 부시장 인사는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근민 지사와 신구범 전지사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제주도와 제주시간의 정책 또는 사업 마찰·오해를 불식시키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이번 인사는 성공적인 인사로 평가될 것이다.

 흔히들 부단체장은 잘해야 본전이라고 한다.아무때나 나서서는 안되지만 모른 척 해서도 안되는,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일을 처리해야 한다.때로는 부단체장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직책이다.

 두 부단체장에게 제주사회의 갈등을 푸는 가교 역할을 기대해 본다.<이재홍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