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형 제주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논설위원

언제부터인가 '굴기(우뚝 서다)'라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굴기'는 자연스레 모든 방면에서 중국과 연결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로봇, 자동화, 에너지, 자원, 항공, 철도 등 모든 면에서 '굴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 우주, 국방, 외교 분야에서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중국의 굴기는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이며, 향후 중국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중요해질 것은 자명하다. 

우리는 이런 중국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으로써 우선 본고에서는 중국의 '굴기'와 관련해 중국의 대외정책과 외교노선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문화혁명 이후 중국 사회 전반은 혼란의 시기를 겪으면서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은 '원바오(??: 따뜻하게 입고 배부르게 먹는 것)'였다. 이런 국내의 여건속에 등소평은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국력이 생길 때 까지 참고 기다리는 '도광양회(韜光養晦: 몸을 낮추어 자기의 재능을 보이지 않고 힘을 기른다)'의 외교정책을 채택한다. 이후 개혁 개방을 통한 고도성장으로 중국은 경제력과 국력이 신장되면서 주변국들의 패권에 대한 견제와 우려가 나타나자 2003년 후진타오는 '화평굴기(和平?起: 평화롭게 우뚝 일어선다)'를 언급하며, 중국은 대국으로서 국제 사회에 책임감을 가지고 평화적 공존을 지지하는 '삼린(三隣:  세 가지 이웃, 즉, 화목한 이웃, 안정된 이웃, 부유한 이웃)' 정책을 발표함으로서 주변국의 우려를 해소하고자 했다. 이후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유소작위(有所作爲: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자기의 뜻을 관철 시킨다)'의 적극적인 외교노선 정책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후 2013년 중국 공산당 18기 3중 전회에서 시진핑에 의해 새로운 시대정신인 '中國夢(중국의 꿈)'이 발표된다. 이 꿈은 2021년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까지 '샤오캉사회(小康社會: 중산층의 삶)'를 완성하고, 20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100주년까지 중진국 수준의 국가를 완성하겠다는 두 개의 핵심목표를 가진다. 즉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자는 것으로, 등소평 시대가 이에 대한 건설이었다면 시진핑 시대에는 이를 완성하자는 것이다. 

현재의 중국은 지난 30여년의 개혁개방 정책의 성과를 토대로 적극적인 외교노선 채택과 함께 대륙의 '굴기'를 위해 중국 정부는 다방면에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강국 실현을 위한 '중국제조 2025', IT와 전통산업 결합을 통한 새로운 경제성장 전략인 '인터넷 플러스' 등 핵심 정책을 통해 중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내수를 촉진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 실크로드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구상을 통해 주변국과의 상호연결과 소통을 강조하며 중국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중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의 리더십과 강력한 외교정책으로 어쩌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더욱 빠르게 중국 부흥의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한중관계를 돌이켜 보면 중국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되며, 이런 중국에 대해 '우리가 과연 잘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분명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기회와 도전은 공존한다. 중국은 기회일수도 위협일 수 도 있다. 중국의 중장기적 전략과 실천을 위해 한국은 꼭 필요한 동반자일 것이다. 이에 우리는 보다 객관적으로 보다 논리적인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보며 중국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가 정말 중국을 상대하기 힘든 이유가 '지피지기'가 되지 않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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