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현대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트레스'이다. 사회는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는 스트레스는 제대로 풀지 못하면 바로 몸에 질병을 일으킨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화병火病'이다. 

예로부터 '화병'은 가장 치료하기 힘든 질환으로 많이 언급되어 왔다. 

특히나 제주도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다.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화병 환자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육지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내려온 분들도 많다. 또한 제주도에 올래 살아오신 분들도 과거와 달리 제주도가 인구도 늘어나고 각종 사회문제도 많아지면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마음의 병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화병 환자분들 중에는 자기 몸에서 병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분이 많다. 예를 들어 내가 위가 아프고 소화가 안되는데 이 병만 나으면 맘도 편하고 너무 건강할거 같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이다. 심지어 신체 특정 부위의 질병이나 통증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생겨나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다. 선후관계나 인과관계를 착각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에 오래 노출되다보면 몸과 마음이 예민해지고 그러다보면 몸에서 느껴지는 여러 증상들을 과도하게 해석하게 되고,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무의식적으로 몸 안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회피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본인의 질병을 결코 해결하지 못한다.

화병은 자신이 화병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해야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욕치기질임녀 선치기심欲治其疾, 先治其心이라는 말이 있다. 몸의 병을 치료하고자 한다면 먼저 그 마음을 다스리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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