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실태가 심상치 않다. 제주도교육청의 대응책이 무색할 만큼 학교폭력 대부분이 학내에서 발생한 가운데 피해 학생도 초등학교에서 늘어나는 '저연령화'가 뚜렷하다. 심지어 학교폭력 발생 장소가 교실·운동장·학원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 사이버(휴대폰) 공간으로 확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진단이다. 

제주도교육청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5만9363명을 대상으로 올해 3월20일~4월28일까지 실시한 '2017 제1차 학교폭력 실태 온라인 조사' 결과 735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피해학생 636명 보다 99명(15.6%) 증가한 것이다. 피해 유형별로는 심한 욕설을 섞은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다. 이어 따돌림·괴롭힘, 신체폭행, 스토킹, 사이버 괴롭힘, 금품갈취, 강제 심부름, 강제 추행·성폭력의 순으로 발생하는 등 유형도 다양했다. 

특히 3년전 조사와 비교할때 초등학교에서 피해를 경험한 사례가 늘었다. 2014년 조사와 비교할때 중·고교생은 감소한 반면 초등학교 피해학생은 53.3%에서 76.5%로 23.2%포인트 상승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괴롭힘도 과소평가할 문제가 아니다. 사이버 괴롭힘은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방에 초대해 거친 욕설을 쏟아 붓고, 상대방이 퇴장하면 또다시 초대해 욕설을 계속 퍼붓는 유형이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사이버 괴롭힘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폭력을 동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도교육청의 이번 조사는 저연령화와 언어폭력, 사이버 괴롭힘을 반영한 보다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 대응책 마련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학교 역시 학교폭력의 71%가 학내에서 발생하기에 피해 학생 상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교육청은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아동기에 시작된 학교폭력이 청소년기에도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 교육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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