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사회경제부장 대우

경제용어인 '분수효과'는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아래에 있는 물이 분수처럼 솟으면서 위에 있는 컵을 채울 수 있는 것처럼 저소득층에 대한 투자가 전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아래에서 위로 뿜어지는 분수의 특성에 비유한 것이다. 이는 미국과 우리나라 등에서 도입했던 '낙수효과'에 대한 부작용이 심해지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분수효과다.

낙수효과는 고소득층과 부유층의 소득이 증가해야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결국 저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컵을 피라미드 형태로 층층이 쌓았을 경우 제일 위에 있는 컵에 물을 부어 가득차면 그 밑에 있는 컵으로 흐르고, 밑의 컵에 물이 차면 다시 그 밑에 컵을 채워지는 것으로 비유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낙수효과를 모델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정책을 세웠고,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고소득층과 부유층은 자기 배만 불렸을 뿐 정작 낙수효과로 이어지지 않아 중산층 붕괴와 소득 양극화만 심해지는 문제를 야기했다.

진보성향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낙수효과 대신 분수효과로 경제의 기조를 바꾸고 있다. 저소득층은 소득이 늘어나면 곧바로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내수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면서 소득양극화도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분수효과의 첫 시발점이 바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2018년 시간당 최저임금 올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했다. 노동계에서는 분수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영했지만 기업들은 일자리가 줄고, 중소기업 및 자영업 붕괴 등의 악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1차와 3차산업이 중심인 제주경제는 인력 의존형 산업비중이 높은데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많아 최저임금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기존 사업체들은 상당한 압박을 받아 경제가 위축될 수도 있는 반면 임금근로자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내수가 살아날 수도 있는 등 '동전의 양면'이다. 제주도정 역시 분수효과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하고,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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