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이 예고됐으나 대부분의 대학이 내년 도입은 당장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2003학년도에는 종전처럼 의예과 신입생을 뽑을 전망이다.

치의학전문대학원은 서울대 치대를 포함해 3∼4개 대학이 내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나 최종 도입여부는 불투명하다.

4일 대학들에 따르면 오는 8일로 예정된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여부 확정 시한을 앞두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부분의 대학이 내부 반대의견이 많고 준비가 늦어져 내년 도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서울대가 일찌감치 도입 불가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연세대도 최근 의대 교수회의를 통해 2003년에는 도입하지 않는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김세종 연세대 의대 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내년에 당장 도입하기에는 여건이 덜 갖춰졌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고 연세대 본부도 의대측의 입장을 존중해 내년에는 도입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원복 중앙대 의대 학장은 “이미 전국의대학장협의회에서 반대의견을 냈고 서울대가 앞장서 반대하고 있어 다른 대학은 사실상 서울대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2003년 도입은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와 이화여대, 가톨릭대, 아주대, 한양대 등도 이와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연세대마저 내년 도입 불가 방침을 정함에 따라 6∼7개정도 대학이 내년에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할 것이라던 교육부의 예상은 크게 빗나가게 됐다.

대학들은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에 미온적인 가장 큰 이유로 교육부가 지난해 전문대학원추진위원회가 제안했던 ‘2+4’ 제도 대신 ‘학사+4’제도를 채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학들은 학사학위 소지자로 전문대학원 지원자격을 제한함으로써 학제가 길어졌으나 실제 교육내용에는 별 차이가 없고, 기존의 예과+본과 체제를 밟은 졸업자는 학사학위를 받는 반면 전문대학원 졸업자는 석사학위를 받는 등 학위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학마다 의대를 통해 최우수 고교생들을 뽑아왔으나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면 이런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도 현실적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의대의 입장과 본부의 입장이 다를 수 있으므로 대학별로 도입여부를 최종 확정하는 오는 8일까지는 기다려 봐야한다”면서 “2003년부터 당장 전문대학원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의학교육체제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므로 2004년 이후에도 도입하는 대학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치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서울대 치대가 2003년 도입방침을 사실상 확정한데 이어 전북대, 경북대 치대 등도 2003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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