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교육문화체육부 차장대우

지난 5월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실시간 검색어 선두를 달린 적 있다.

온종일 농구경기에서나 나오는 노룩패스 의 주인공으로 온라인을 후끈 달궜다. 일본 여행에서 돌아온 김의원이 공항에서 찍힌 짧은 영상 때문인데, 김 의원은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수행비서를 쳐다보지도 않고 걷는 속도를 유지한 채 캐리어를 한 손으로 그대로 밀자 잽싸게 뛰어든 수행원이 깔끔하게 캐리어를 받는 장면은 몸에 배인 듯했다.

기업 총수의 갑질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3일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과 함께 이 회장의 음성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샀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 회장은 결국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기업 총수가 일명 갑질로 국민에게 고개 숙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꽤나 익숙하다. 지난해 3월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운전기사에 대한 폭언과 폭행, 또 같은 해 4월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의 운전기사 갑질 매뉴얼 사건, 2015년 9월사회적 파문을 낳은 김만식 전 몽고 식품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사건, 2016년 4월 정우현 전 MP그룹회장의 상가 경비원 폭행사건 등이 있다. 국민의 기억에서 희미해진 재벌의 갑질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피해자의 갑질 사건 폭로→해당 기업과 총수를 향한 비난 여론→대국민 사과 는 공식이 된 것처럼 정형화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아론제임스 철학과 교수는 저서 그들은 왜 뻔뻔한가 에서 슈퍼 갑을 저절로 욕이 나오게 하는 골칫덩이 로 칭하며, 이들의 갑질은 마땅히 누릴 것을 누리고 있다는 특권의식 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나는 특별하다'는 특권의식이 사회적 통념을 기반으로 한 도덕성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특한 도덕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또 골칫덩이들의 특권의식은 평등한 존재로서 도덕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일반적 의식과 충돌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의식적으로라도 사회를 망치는 특권의식을 버려야 한다. 그릇된 특권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누구나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과 그 일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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