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을 정말 실감한다. 필자가 제주관광공사 3대 CEO로 취임한지도 어느덧 3년이 다 됐다. 필자가 제주관광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목표했던 바와 굴지의 공기업으로 공사를 키워내겠다던 다짐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앞으로 "도민과 관광객 모두의 행복"을 위해 제주가 걸어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2014년 8월 취임하면서 필자는 "미소 짓는 제주관광, 우리가 하나 되는 제주관광,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관광과 다 함께 만들어가는 공정관광" 실현을 위해 공사가 가교역할을 다할 것을 도민사회에 약속했다. 사실 지난 3년간 도민사회와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세계지질공원의 재인증과 더불어 지오브랜드가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점을 비롯해 공사는 존경 받는 기업 선정,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매년 우수 등급을 받아 올해는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점, 그리고 고객만족도조사 2년 연속 최고기관 선정 등 크고 작은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앞으로 제주관광이 글로벌 경쟁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궁극적으로 도민과 관광객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브랜드 확립, "제주다움"을 전달할 수 있는 디자인 전략, 그리고 공정여행의 실현에 중점을 두고, 위 세 가지로 미래의 제주관광, 그리고 질적 성장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글로벌 관광브랜드 전략을 만들어야겠다. "Your Singapore","Amazing Thailand"처럼 제주를 연상하는 브랜드를 만들자. 그 동안 제주는 "유네스코 3관왕", "세계인의 보물섬"과 같은 슬로건을 사용해왔으나, 이건 브랜드가 아니다. 티슈를 생각하면,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은 ○○○○티슈를 연상하는 것처럼  "제주=?" 대표 브랜드가 없다. 누구나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을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홍보하면서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자.

둘째는 "제주다움"을 발산할 디자인 전략에 대한 고민이다. 오름과 바다, 해녀와 같은 자연과 문화자원은 정말 매력적이고, 그 어떤 나라도 따라올 수 없다. 제주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최근 난개발과 함께 제주의 정체성이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필자뿐 아니라 제주를 즐겨 찾는 지인 역시 "제주다움"이 없어지는 현실에 비판적이다. 관광객들이 과연 제주를 크로아티아나 그리스 산토리니처럼 한 폭의 그림처럼 연상할까? 이제라도 도시디자인, 공공디자인과 맞물려 제주다움을 표현해줄 수 있는 디자인 전략을 마련할 때라고 본다.

세 번째는 도민과 관광객, 사업자가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정여행을 실현해야 한다. 공정여행은 착한여행이다. 관광객은 제값을 지불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받으며, 그 속에서 도민과 관광객의 왕성한 교류로 제주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기업은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사드 관광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사드위기가 풀렸을 때 예전처럼 타 국가에 종속되어 "인두세를 주면서 관광객을 사오는" 구조는 절대 지양해야 한다. 

제주관광의 미래 비전! 이것은 우리 세대에서 철저하게 고민하고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면을 빌려 그 동안 공사의 CEO로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을 주신 도민 여러분과 관광업계, 유관기관 등 국내외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필자는 언제 어디서든 제주관광이 글로벌 무대 우뚝 서서 지속가능한 관광지로 발전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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