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명량해녀」, 김정배 「할머니의 테왁」 신간
동화·에세이 등 독특한 제주해녀문화 소개로 눈길

"'너는 바다가 그리 좋으냐?' 나이 50이 다 돼 배달음식도 없고, 고된 노동이 지배하는 일상으로 뛰어든 저자가 깔깔깔 웃으며 답한다. '네, 정말 바다가 좋아요. 이제야 제대로 살고 있는 기분이에요'"(「명랑해녀」 중)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로 주목받는 제주 해녀가 책으로도 속속 소개되며 붐을 이루고 있다.

먼저 서울 토박이에서 뼛속까지 해녀로 변신한 김은주씨는 남편과 함께 편리한 도시를 벗어나 제주도에 정착해 해남·해녀가 돼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를 에세이집 「명랑해녀」에 담았다.

비즈공예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그는 삶의 의미를 찾아 한수풀·법환해녀학교에서 해녀가 된 후 체험으로 얻은 해녀들의 생생한 삶을 소개한다.

책에는 바다에서 볼일 보는 법부터 돌고래 떼를 만났을 때 행동 방법, 미역캐기·성게작업·전복캐기·홍해삼작업 등 해녀의 사계절, 제주의 후한 인심과 활기찬 일상이 그려졌다. 

돈벌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제주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느낀다는 부부의 소소한 일상에서 탁 트이는 가슴, 따뜻해지는 마음을 만날 수 있다. 마음의숲·1만3800원.

서귀포시 출신으로 서귀포 신인문학상과 아동문학평론 동화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김정배 동화작가는 그림책 「할머니의 테왁」(그림 이유선)으로 제주의 해녀 문화를 소재로 한 단편 동화를 소개했다.

김 작가는 박으로 테왁 망사리를 만들던 이야기부터 할머니 해녀를 위한 할망바당, 불턱문화 등 해녀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알리고 보전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구성했다. 

또 '쇠돌이와 서 판관' 등 아기자기한 이야기 6편을 함께 담았다. 책 말미에는 제주어 번역본도 담아 제주어의 매력을 소개했다.

저자는 글 속에서 "해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며 제주 해녀가 인류의 문화유산으로서 아름답고 독특한 문화를 꾸준히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도담소리·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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