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사회경제부장 대우

'프랜차이즈'라는 말은 자유라는 의미의 프랑스 옛말인 프랑(franc)에서 유래된다. 중세 프랑스에서는 영주가 농민 등 특정인에게 자기 지역에서 사냥과 상업 활동을 할 권리를 주면서, 프랑쉬즈(franchise)라고 불렸다. 이후 1860년대부터 경제용어로 프랜차이즈가 처음 쓰인 것이다. 

1900년대부터 프랜차이즈가 본격적으로 도입됐으며, 1925년 아이스크림사 하워드 존슨을 비롯해, 1952년엔 치킨브랜드인 KFC, 1955년에는 패스트푸드 대명사인 맥도널드, 1958년에는 미국피자를 대표하는 피자헛이 설립돼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세계 최강의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롯데리아 소공동 1호점을 첫 기업형 프랜차이즈로 보고 있다. 이후 아메리카나·버거킹 같은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한 후 현재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5000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개인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프랜차이즈의 브랜드가치와 지명도를 이용해 위험을 줄이며 손쉽게 창업·영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주로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 등으로 은퇴한 직장인들이 관심이 많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안정된 사업을 위해 생겨난 프랜차이즈가 오히려 위험성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현재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되면서 건물마다 피자·치킨·베이커리·커피전문점·편의점 등이 넘치면서 창업해 3년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우리나라 '커피왕'으로 불리며 프랜차이즈 성공 신화를 썼던 사업가가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어원과 다르게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유가 없다. 본사가 '갑'이고 가맹점은 '을'의 관계가 고착화되면서 작은 식재료나 인테리어 등 사사로운 것까지 본사가 관여하고 그들이 제공하는 것만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유명 피자브랜드 회장이 '갑질의 완성판'이라고 부릴 정도로 횡령과 횡포를 저지르며 구속되기도 했다.

대기업이 없고, 3차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영업자들이 많다. 그리고 이들 자영업자들 상당수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창업하고 있 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상황에 따라 큰 영향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삼각형의 꼭대기에 있는 본사의 잘못으로 밑에 있는 대다수의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제주당국도 예의주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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