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가 유시민씨가 펴낸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는 현학적 경제학적 지식의 과장으로 독자들을 지레 겁먹게 만들지 않는다.

 경제학 강의나 원론이 아닌 굳이 ‘카페’라는 제목을 붙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실생활에서 부딪힐 수 있는 돈에 관한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

 「…경제학 카페」는 컴퓨터 값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집 값은 천장부지로 오르기만 하는 이유와 시골에서는 배춧값이 떨어져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하는데 대도시 구멍가게의 배춧값은 떨어지지 않는 까닭 등 우리가 일상 생활에 한번쯤 품었을 경제학적 의문에서 출발한다.

 물론 이러한 질문에 대한 직접적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개별적 사안들이 어떻게 경제적으로 연관되고 있는지를 특유의 예리한 필체로 드러낼 따름이다.

 경제학이 어떤 철학적 토대 위에서 서 있으며 그것이 실제 경제현상을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쾌한 논리로 설명한다.

 ‘시장경제도 계획경제다’‘GNP의 허와 실’‘저축이 때로는 악덕이 된다’ 등 각 장에서는 보여주는 그의 경제학적 설명은 현실경제에 대한 풍부한 비유로 복잡한 세상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몰락이 계획경제에 대한 시장경제의 전면적 승리가 아니며 개인에게는 미덕인 저축이 사회전체에서 항상 옳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저자의 설명은 경제를 보는 거시적 시각을 제공한다.

 스스로를 ‘지식소매상’이라고 하는 유시민씨는 최근까지도 방송사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했다. 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왕성한 지적호기심으로 「거꾸로 읽는 세계사」「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등 다양한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돌베개.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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