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제주국제관악제집행위원장

섬, 그 바람의 울림! 바람의 섬 제주에서 바람의 음악인 관악을 주제로 한 음악제인 제주국제관악제와 제주국제관악콩쿠르가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열린다. 제주국제관악제는 올해 22회, 콩쿠르는12회 째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정리된 이 음악제의 특징은 관악축제와 관악콩쿠르가 두 개의 축을 이루어 관악의 대중성과 전문성을 추구하며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잘츠부르크음악제, 아스펜음악제 등 외국의 유명음악제와 비교하면 아직 연륜과 호응도 등에서 부족함이 많다. 하지만 이십여 년의 연륜을 쌓으며 관악만으로 특화된 음악제로 세계에 점차 알려지고 있다는 감은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세계의 유명 음악제는 대부분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축제가 주류를 이룬다. 사실 관악은 그 자체의 화려함과 기동성으로 인해 여러 축제의 감초역할을 이미 해왔기 때문에 관악만의 축제는 흔치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관악축제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첫째, 컨벤션 형으로 회의와 공연이 동시에 열린다. 아시아태평양관악지도자협회(APBDA), 세계심포닉밴드앙상블협회(WASBE)의 총회가 격년제로 개최지를 달리하여 열린다. 개최지의 사정과 노하우의 축적여부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둘째, 페스티벌 형으로 개최지가 고정된 대만 치아이, 중국 베이징, 일본 하마마쓰관악제 등이다. 비교적 개최기간이 짧고 학교관악대의 공연이 주류를 이룬다. 제주는 제3의 형태, 즉 축제와 콩쿠르가 동시에 열리며 이 둘이 완벽히 융화된 모습으로 세계에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2009년 유네스코 산하기구인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되었다. 이 기구에 가입된 국내의 국제콩쿠르는 제주를 비롯 통영의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서울의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이다. 제주를 제외한 두 곳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성악 부문 중 년 1개 부문씩 순환되며  제주는 금관악기 전 부문과 타악기가 합친 8개 부문을 4개 부문씩 순환 개최한다.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독일 뒤셀도르프아울로스콩쿠르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관악콩쿠르 중 하나이다. 국내인이 트럼펫, 트롬본, 튜바 부문에서 1,2위에 입상할 경우 병역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올해 제주국제관악제는 세계 정상의 금관5중주인 '스패니시 브라스', 금관앙상블 '사운드 인 브라스 오스트리아', 캐나다 마칭밴드 등 전문관악단의 공연을 비롯하여 축제 속 축제인 대한민국동호인관악단의 날, 청소년관악제, U-13관악경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다. 제주아트센터, 서귀포 예술의 전당, 제주해변공연장, 천지연폭포야외공연장 등 제주 곳곳 27개소에서 별빛 여름밤과 함께 관악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특별히 올해는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등재를 기념하여 서귀포시 대평리, 제주시 고산리 해녀마을, 가파도, 추자도 등 지역 명소 및 섬 속의 섬에서 현지 해녀와 주민들이 함께하는 공연도 펼쳐진다. 

올해 제주국제관악콩쿠르 부문은 호른, 트럼펫, 테너 트롬본, 금관5중주이다.  11개국 총 205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경연과 함께 대학 기숙사에서 10일 동안 공동생활을 한다. 이 과정 속에 서로 경쟁관계에서 음악적 동지로 발전하는 자연스런 친분 쌓기도 이루어진다. 그들에게 젊은 날 제주에서의 인연은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각 부문별 7명씩 총 28명의 심사위원, 9명의 피아니스트가 초청되며 결선은 제주도립제주교향악단과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이 협연한다. 
제주국제관악제와 관악콩쿠르의 목표는 축제의 대중성과 경연의 전문성이 조화를 이룬 제주형 관악축제와 콩쿠르로 세계 속에 음악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관악제 예술감독으로 세계적 유포니움 연주가인 스티븐 미드(영국), 콩쿠르 심사위원장은 김영률 교수(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이다. 올해 2월 현을생 조직위원장(전 서귀포시장)이 취임해 관악제 발전에 진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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