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정치부장

세계 유명 관광지를 보면 그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있다. 주위의 경관 중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쉬운 특이성이 있거나 공간적 배치의 우수성, 역사성 등을 통해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된다. 프랑스 에펠탑과 뉴욕 자유의 여신상, 이집트 피라미드 등이 대표적이다.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혁명 100돌 기념 '파리 만국박람회' 때 세워진 높이 320m의 격자형 철탑으로 프랑스 건축가인 에펠에서 유래됐다. 착공 당시 에펠의 설계 구상은 흉물스럽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학적, 건축적 측면에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한 번도 지어진 적 없는 형태인데다, 이집트의 가장 큰 피라미드보다 2배나 높은 검은 철탑이 세워진다는 점에서 반감을 샀다. 이런 반발 속에서 에펠탑은 적은 노동력으로 25개월 만에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에펠탑은 철로 대표되는 산업사회가 찾아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디자인으로 알려지게 됐고, 파리의 대표적인 명물로 사랑을 받게 됐다. 특히 1985년 야간 조명시설이 설치된 이후 파리의 아름다운 야경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으며, 1991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뉴욕항으로 들어오는 허드슨강 입구의 리버티섬에 세워진 조각상이다. 프랑스가 1886년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한 것이다. 횃불을 치켜든 거대한 여신상으로 정식 명칭은 '세계를 비치는 자유'이지만 통상 자유의 여신상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의 여신상은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뉴욕 항구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 또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기회 등을 의미하기도 하며,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와 함께 자연적으로 형성된 나이아가라 폭포나 피오르 등도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알려져 있다. 

제주에서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라산과 용암동굴 등을 랜드마크로 꼽을 수 있지만 아직 세계적인 명소로 꼽히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오히려 서울 숭례문이나 경복궁 광화문, 여의도 63빌딩, 남산서울타워 등이 더 알려져 있는 상태다. 제주의 랜드마크를 세계인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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