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 성수기 '김포-제주' 운임 분석
유료서비스 이용할 경우 최대 9.5% 더 부담해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국내선 항공 운임이 오히려 대형항공사보다 비싸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초 '물가 상승분'을 이유로 시작된 LCC들의 릴레이 운임 인상 역시 가격 담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대형항공사의 '김포-제주' 노선 여름 성수기 항공권 가격(7월14일 기준)은 대한항공 11만3200원, 아시아나항공 11만9200원이다.

LCC의 경우 이스타항공 10만4100원,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10만3900원, 에어부산 10만1200원 등 대형항공사보다 저렴했다.

그러나 대형항공사는 추가수하물과 사전 좌석 지정이 무료인 반면 에어부산(추가수하물만 1만원)을 제외한 LCC들은 7000원~1만원의 추가 비용을 받고 있어 이를 합할 경우 대형항공사의 항공 운임보다 최대 9.5%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제주항공 탑승객이 '김포-제주' 노선을 이용하면서 추가수하물(1만원)과 사전좌석지정(1만원)을 이용할 경우 전체 비용은 12만3900원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대비 9.5%·3.9% 높았다.

대형항공사들은 20㎏까지 무료로 수하물을 수송하지만 LCC들은 15㎏으로 제한하고 있는데다, 선호 좌석 선택 역시 대형항공사는 무료인 반면 LCC들은 비용을 청구하면서 사실상 대형항공사보다 항공 운임이 높게 책정되는 셈이다.

LCC들의 항공 운임 인상에 대해서는 가격담합이 의심되고 있다.

대형항공사의 2012년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대한항공 297.3%, 아시아나항공 76.9%로 조사된 반면 LCC의 경우 제주항공 2623.4%, 진에어 260.8%, 에어부산 817.9% 등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용객 증가와 유류비 감소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2012년 항공권 가격 동결 이후 물가상승분을 고려해 운임을 인상했다는 LCC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물가감시센터의 분석이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LCC들은 '낮은 가격'으로 대형항공사와 차별성을 두며 성장했지만 정작 항공 요금은 별반 차이가 없다"며 "더욱이 LCC들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운임을 올리는 등 가격 경쟁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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