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정치부차장대우

'고황(膏?)'은 사람 몸의 가장 깊은 부분을 비유하는 뜻으로, 고(膏)는 가슴 밑의 작은 비게, 황(?)은 가슴 위의 얇은 막(膜)을 말한다. 옛날에는 병이 여기까지 미치면 치료할 수 없다고 여겼다. 때문에 '고황에 들었다'고 하면 불치병이나 고치기 어려운 고질(痼疾)병에 걸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고질'이라고 하면 '오래되어 고치기 어려운 병'을 말하는 말로 순수 우리말로는 '든버릇'이 라고 한다. 몸속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은 버릇 중에 고치기 어려운 고질적인 버릇이나 습관을 뜻하는 말이다.

길을 바르게 인식하거나 찾지 못하는 사람을 '길치',소리에 대한 음악적 감각이나 지각이 매우 무디면 '음치', 박자나 리듬, 율동 등이 맞지 않는 사람을 '몸치'라고 부른다.

길치. 음치, 몸치 등은 혼자 불편을 감수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사람을 몰라보는 '인치'는 다르다. 인치는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다. 인재를 널리 구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기 사람만 챙기면서 적재적소의 인재 등용을 기대하기 어렵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최근 서귀포시장과 제주도 공보관을 지명했다.

도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공보관 공모절차를 거친 후 5명의 응모자를 대상으로 면접심사 등을 통해 강영진 도 정책보좌관실장을 공보관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원 지사의 최측근 중 한명인 강 실장을 정무라인으로 복귀한지 8개월 만에 도 공보관으로 지명, 측근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민원 6기 원 도정 출범 직후 회전문 인사 논란과 사전 내정설 등으로 홍역을 치렀음에도 원 지사의 '인치'는 이제 고치기 어려운 고질병이 되는 모양이다.

제주관광공사 사장에 대한 두 차례의 공모에도 불구하고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한 채 세 번째 공모에 들어간다.

제주관광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역량 있는 후보자를 선정해 추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공모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주관광공사의 수장에는 도민을 위해 진정 봉사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하기를 기대한다. '인치'란 고질병이 고쳐졌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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