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해양탐험문화연구소·하멜기념사업회 등
하멜 난파 희생자 위령비 신도2리에 건립

‘하멜표류기’를 남긴 하멜이 364년전 처음 발을 디딘 날(8월16일) 제주에 난파 당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세워졌다.

‘하멜표류기’를 남긴 하멜이 364년전 처음 발을 디딘 날(8월16일) 제주에 난파 당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세워졌다.

해양탐험문화연구소(소장 채바다)와 하멜기념사업회, 대정읍 신도2리(이장 이정헌) 등은 16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2리 포구 인근 해안에 하멜 일행 중 희생된 선원들의 넋을 기리는 하멜 일행 난파희생자위령비를 세웠다.

당시 네덜란드 상선 스페르웨르호 승선원 64명 가운데 28명은 숨졌고, 나머지 36명 중 21명은 조선에서 억류된 동안 세상을 떠났다.

위령비는 높이 약 3m, 너비 약 1m 크기로 위령비 뒷면에는 하멜표류기 속 난파 당시 모습을 그린 삽화를 새겼다.

지난 1980년에는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에 하멜 기념비가 세워졌고, 2003년에는 인근에 상선 모형을 세워 관광지화됐다.

그러나 하멜 일행의 정확한 표착지를 두고 서귀포시 대포·중문, 강정, 모슬포, 사계 해안 등 의견이 엇갈렸다.

제주 목사를 지낸 이익태가 쓴 「지영록(知瀛錄)」 서양인표류기에는 ‘대정현지방’이라고 기록돼 있고 제주문화원이 발간한 지영록 번역본 각주에는 난파 지점이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한장동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2리 사이의 해변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4년에는 하멜기념사업회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지영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표착지가 신도2리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난파 희생자 위령비도 표착지로 수차례 거론된 신도2리 해안에 세워졌다.

채바다 소장은 “그동안 표착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었는데 역사적 사실을 바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신도2리에 위령비를 건립하게 됐다”며 “17세기 해상무역강국이었던 네덜란드 청년들의 도전정신은 오늘날 국가 경쟁력의 초석이 되고 있다. 아직도 제주 바다를 떠돌고 있을 28명의 젊은 고귀한 영혼들을 어루만져야 할 것”고 밝혔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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