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제주도에서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다보면 제주도에 입도 후에 1~2년간 살이 급격히 쪘다는 환자를 많이 만날 수가 있다. 주로 30~40대 여성이 많은데 이 분들의 얘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음주가 늘었다는 경우가 많다. 

제주도는 음주문화가 타 지역에 비해 발달해 있다. 월간 음주율이 64.6%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4월에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는데 1년 동안 한 번의 술자리에서 7잔(여자의 경우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신 사람의 수를 나타내는 고위험음주율이 전년 대비 3.1%포인트 증가했다고 한다. 2015년 18.8%에서 2016년에는 21.9%로 증가한 것이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비만환자를 상담하다보면 사실 이보다 훨씬 심각한 경우도 많이 접하게 된다. 거의 매일 하루에 소주 한 병씩 먹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술은 칼로리가 적은 것 아니냐고 항변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맥주 500㏄에는 160㎉가 들어있고 소주 한 병에는 무려 500㎉가 들어있다. 문제는 술뿐만이 아니다. 같이 먹는 안주가 양도 양이지만 고칼로리 음식인 경우가 많다.

회식을 1차 2차까지 하다보면 하루 세끼를 그냥 먹는 셈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음주는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환자 중에는 비만클리닉으로 내원하였다가 알코올 의존증까지 치료받는 경우가 꽤 있다. 술을 끊지 않으면 비만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상담을 하다보면 본인의 음주습관에 대해 굉장히 관대한 경우가 많다. 오히려 식사량에 대해서는 많다고 인정해도 술은 가끔 한잔씩 하는 정도라고 대답한다. 일단 본인의 음주습관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체크해보고 양이 과다하다고 느껴진다면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음주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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