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숭 뚫린 구멍 속으로 거센 바람을 모두 걸러 보내는 밭담, 소나 말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무덤을 두른 산담….

제주가 왜 돌섬인 지를 인식시켜주는 노인화 사진전이 14일부터 19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에서 마련된다.

이번 첫 개인전의 주제는 ‘돌담을 살다’다. 출품작은 모두 42점. 돌담 안에서 살다가 돌담 안으로 돌아가는 제주사람들의 돌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제주에 만리장성이 있다는 말처럼 거센 북풍을 막기 위해 쌓아놓은 돌담. 돌담이 그물처럼 여기저기 퍼져있는 모습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지를 씨줄 날줄로 갈라놓은 돌담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또 돌담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일제히 일어섰다 쓰러지는 억새 물결을 만날 수 있다.

평소 사진촬영에 관심이 많던 노씨는 현재 성산중 교사로서 최근 4년 동안 중견 사진작가인 김영갑씨로부터 사진 수업을 받아왔다.

그는 또 틈만 나면 제주의 중산간 들녘을 중심으로 돌담을 렌즈에 담아왔다. 현재 나이가 56세로서 사진에 관한 한 ‘늦깍이’삶이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은 ‘프로’못지 않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전시 문의=754-5211, 016-235-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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