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논설위원

세계 공연예술의 성지인 스코들랜드 에든버러에는 매해 7월부터 2개월간 필름페스티벌, 아트페스티벌, 밀리테리 따뚜, 프린지, 재즈&블루스 페스티벌 등 다양한 공연예술축제가 개최된다. 몇해 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상품인 '난타', 태권도를 소재로 제작된 '점프' 등도 이 축제를 통해 데뷔한 작품들로 이후 성공가도를 달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상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수많은 축제 중에 에든버러성에서 개최되는 군악대 축제( Military Tattoo)는 1950년에 시작하여 매해 약 20만명이 관객으로, 이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연간 1,32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음악페스티벌이 개최되는데 세계의 클래식음악을 이끌고 있는 빈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와 이를 지휘하는 세계적인 지휘자와 연주자들 및 세계의 클래식 스타들이 이 작은 산골도시에 모여든다. 잘츠부르크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전설의 지휘자 카라얀의 고향이자 주 활동 지역이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되는 도시이다. 이 축제는 1920년 시작하여 매해 200여회의공연에 약30만 명의 관람객으로 경제파급효과는 약2,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몇 해 전부터 제주의 여름은 서울 다음에 제주라고 할 만큼, 크고 작은 공연예술축제의 난장이 되었다. 올해도, 전국 최대 규모의 공연축제와 아트마켓의 '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국내외 인디뮤지션들의 축제인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서귀포 '창작오페라 이중섭'과 '서귀포오페라 페스티벌', 제주해변공연장에서 개최는 '한여름밤의 해변축제'가 개최되었고, 8월부터는, 세계의 음악축제로 도약하고 있는 '제22회 제주국제관악제', 원도심 관덕정 주말공연인 '제주목관아 작은음악회',  야간관광 활성화 프로그램인 '목관아가 살아있다'. 또한, 7월부터 10월까지 국립제주박물관의 '토요박물관 산책', 표선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야해 페스티벌', 세계적인 뮤지션 양방언의 '제주뮤직페스티벌' 등등 기하급수적으로 공연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공연 각각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일부를 제외하고는 일회성 행사에 국한되어 있고 중복되는 출연자 등 유사한 공연에 대한 정리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공연운영이 필요한 현실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획자 송승환은 공연의 성공과정을 첫째, 좋은 콘텐츠의 확보, 둘째 수익창출을 위한 마케팅, 셋째 콘텐츠 유지관리 매니지먼트, 넷째 수익투자연구개발 이라고 하였다. 공연자체도 중요하지만 공연 이외의 마케팅과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2017년 현재, 제주에는 300여개의 예술단체와 150여개소의 공연 및 전시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5개의 제주도립예술단에 약270명의 전문 예술가가 활동하고 있다. 또한, 150여개의 공연예술단체에서 약2,000여회의 공연이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수많은 공연중에 제주를 브랜드 할 만한 축제와 공연은 많지 않다. 제주의 고유한 문화를 기반으로 보다 다양한 공연상품을 만들고 육성하여 일천오백만 관광객에게 선보이는 작업을 해야 할때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의 공연예술계에 선택과 집중의 정책이 필요하다. 수많은 공연들을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장기적 안목과 제주의 비전에 접목하여, 공연을 갈고 다듬어서 지역을 상징하는 공연작품으로 육성하고 상설공연을 통하여 지역문화상품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우연히도, 에딘버러의 인구는 약45만 명이고, 잘츠부르크는 약15만 명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