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정치부장 대우

미국의 3대 대통령으로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은 '언론 없는 정부(government without newspaper)'와 '정부 없는 언론(newspaper without government)'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주저없이 '정부 없는 언론'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그런 제퍼슨 조차 재임기간 중에 계속되는 언론의 비판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만큼 언론은 권력자들에게 가시와 같은 존재다.

언제부턴가 '공영방송 정상화'란 외침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9년간 공영방송에 무슨 일이 있었나. 영화 '공범자들'은 이명박 정권에서 시작된 언론 장악의 기록이 이어진다. 2008년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명박은 인수위 시절 자신의 사람들을 주요 보직에 내세웠지만 낙마가 이어졌다. 소위 '고소영' 내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권 초기부터 위기에 몰린 이명박 대통령은 중대 결심을 한다. 먼저 KBS 사장을 부실 경영과 편향방송을 이유로 해임시킨다. MB정부의 언론 장악은 YTN과 MBC로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캠프 언론특보 출신을 YTN 사장에 내정했고 YTN은 혼란에 빠진다.

그 다음 타깃은 MBC였다. MBC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리스크를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이는 국민들의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4대강의 실체를 고발하며 MB정부의 표적이 됐다. 결국 MBC 사장도 바뀌면서 탐사보도의 대명사였던 'PD수첩' 팀은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해고, 정직, 감봉 그리고 하루아침에 비제작 부서로 발령이 났다. 얼마전까지 방송 프로그램을 연출하던 프로듀서에게 스케이트장을 관리하는 일이 맡겨졌다. MBC는 170일간의 파업을 진행했지만 6명이 해고되고 157명이 징계를 받았다. MB정부의 언론장악은 다음 박근혜 정부로 이어졌다. 2014년 세월호 참사때 '전원 구조' 오보로 '세월호 보도 참사'라는 비판을 낳았고 '기레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영화 '공범자들'에는 언론을 언론답게 만들기 위해 권력에 맞서 싸워온 언론인들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그들에 대한 관심과 공감은 관객들의 몫이다. 무관심과 방관으로 또 다른 공범자들이 되지 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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