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나홀로 가족' 시대 코앞] 2. 여성가장 증가

비혼·사별·이혼 증가로 2045년 13만7000가구 '육박'
임금·일자리질 열악…자립지원 등 제도적 장치 시급

결혼 기피, 이혼, 사별 등의 이유로 혼자사는 여성 가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처우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노노(老老) 부양'처럼 여성 가장 증가 역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일·가정 양립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 가장' 갑절 증가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시도편: 2015~2045년'에 따르면 제주지역 '여성 가장' 가구는 2015년 6만7000가구에서 2045년 13만7000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5년 대비 2045년에는 무려 7만가구가 급증하는 것으로, 증감률은 갑절 이상인 104.3%에 이른다.

'남성 가장' 가구는 2015년 15만1000가구에서 2045년 22만3000가구로 증가세를 이어가지만 증감률은 47.2%로 여성 가장 가구보다 57.1%p 낮은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가족 구성원 중 성별 구성비에서는 남녀 간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남성 구성비는 2015년 69.4%에서 2045년 62.0%로 7.4%p 감소하지만 여성 구성비는 30.6%에서 38.0% 7.4%p 증가한다.

결혼 기피에 따른 미혼가구 및 남녀 간 기대수명 격차로 인한 사별가구, 이혼가구 등이 증가하면서 여성 가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똑같이 일해도 임금은 적어

미래 제주의 가족 형태가 여성 가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한 사회적 시스템은 미흡하다.

지난 2015년 통계청이 조사한 성별 임금을 살펴보면 여성의 평균 월급여총액은 211만9480원으로 남성 321만4667원 대비 65.9% 수준에 머물렀다.

근로일수(남성 22.5일, 여성 22.2일)와 총근로시간(남성 188.5시간, 여성 176.7시간)은 큰 차이가 없지만 임금은 성별로 차이가 컸다.

제주지역의 성별 경제활동인구 증감률은 지난해 7월 기준 여성은 무려 11.0% 증가했지만 남성은 6.3% 수준에 머무는 등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여성 가장 증가에 따른 사회·경제적 참여가 확대되고 있지만 임금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희정 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은 "제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비정규직, 일용직 등 근로 형태는 열악하다. 일자리의 질적 성장이 필요한 것"이라며 "특히 본인의 소득으로 가구를 꾸려야하는 여성 가장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낮은 급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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