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 주객전도 된 '볼라드' <상>

모양·규격 등 '제각각'...설치 기준도 준수 안해
무분별한 설치 보행자 통행 불편...안전도 침해

볼라드는 인도 위로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세운 시설물이다. 보행자의 안전과 편리한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치돼야 하는 볼라드가 거꾸로 보행자를 위협하고 있다. 도내에서 필요이상의 많은 볼라드가 설치되면서 보행자는 물론 장애인들의 보행을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볼라드의 모양과 재질 등도 제각각으로 설치되는 등 전반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모양·크기 제각각

'보행안전시설물의 구조 시설기준'에는 높이·지름·간격 등 볼라드의 규격과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형블록 설치 기준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도내 볼라드는 모양과 재질이 제각각인 것은 물론 설치 기준도 지켜지지 않고 있어 도시 미관저해와 함께 보행약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 제주시 노형타워 주차장 입구 인근 인도에는 횡단보도 하나를 두고 스테인레스, 우레탄 등 재질이 다른 볼라드가 설치됐는가 하면 볼라드를 식별하기 위한 색도 제각각이었다.

특히 남녕고등학교에서 노형로터리를 잇는 인도에는 무수히 많은 볼라드가 설치돼 있지만 기준을 준수한 시설물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 중간에 위치한 대부분의 볼라드 앞에는 점형블록이 설치되지 않는 등 시설 정비가 시급하다.

읍·면·동 담당자마다 통일성을 고려하지 않고 볼라드 설치에만 급급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 사후관리 소홀 

인도에 무분별하게 볼라드가 설치되다보니 보행자는 물론 장애인들의 통행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까지 초래되고 있다.

제주시 신노형동 어린이공원 맞은편 공영주차장 인근 인도의 경우 가뜩이나 인도 폭이 협소한 상황에서 볼라드까지 설치돼 보행자 한사람이 지나가기에도 좁은 상황이다.

맞은편에서 다른 보행자가 오면 어쩔수 없이 기다리다가 보행하거나 차도를 넘어 보행하기 일쑤였다.

특히 자전거나 휠체어를 이용한 보행자들은 인도가 좁아 통행하기 매우 어려운 상태였다.

볼라드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시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입구 인근 볼라드는 인도에 고정하는 사각형의 지지 콘크리트가 돌출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도심지의 경우 주차난이 심화되면서 일부 운전자들이 무리하게 주차하는 과정에서 볼라드가 파손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등 행정의 사후관리 강화도 요구되고 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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