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혁신 2센터 '레시피콘서트' 원물에 경제·문화가치 추가
제주관광공사 '지질' 특화 지오푸드 17종 개발 판매처 등 연계

제주 '보물'들에게 허용되는 특별한 콘서트가 있다. 흔히 '콘서트'하면 여러 사람이 감상하게 할 목적으로 음악을 공개적으로 연주하는 모임을 말하지만 이 콘서트에서는 귀보다 눈과 입이 즐겁다.

제주산 식재료를 활용한 새로운 식음료 콘텐츠를 발굴해 제주산 원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부가가치를 키우는 '레시피 콘서트'다.

제주창조경제혁신 제2센터 아모레퍼시픽 창조경제지원단 주관으로 올해 두 번째 행사가 진행됐다. 

식탁에서 제법 익숙한 식재료들이지만 개성과 손맛이 더해지며 이전과 전혀 다른 느낌을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일을 만들어냈다. '제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재료가 됐다. 감귤과 녹차, 찰보리 처럼 예상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 유채나물과 골드키위, 당근, 마늘, 미역, 톳 등이 조리대 위에 올라왔다.

(왼쪽)한라봉 식빵, 오름까눌레

'제주산'이란 이름으로 나름 대접을 받는 재료들이지만 가치 평가에 있어 늘 아쉬웠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던 것들이다. '구하기 힘들다'는 배경은 같아도 원석과 보석 가격이 다른 것과 비슷했던 허전함에 가능성과 창의력이 보태졌다.

유명 요리사나 음식 연구가의 이름을 빌리는 '쉬운'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명품은 그 자체가 아니라 경제·문화적 가치와 어우러질 때 돋보인다는 진리를 반영했다.

웰빙 문화에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부각되며 애물단지가 된 글루텐의 자리를 무와 찹쌀을 이용한 발효종으로 대체하고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섬유질이 풍부한 미역을 반죽에 넣은 발효빵이나 감자와 메밀, 당근이 합을 맞춘 색다른 디저트. 감귤에 마늘을 더한 프랑스식 과자는 일반 상식으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조합이다.

중학교 때부터 제과제빵에 관심을 뒀던 '경력 10년차'대학생은 귤 껍질을 이용한 고급 디저트를 내밀었다. 창조적인 장인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최근 공개된 '레시피북'에는 이런 숨은 이야기와 더불어 제주밀과 감자, 금귤 등 제주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 13가지 음료. 디저트 조리법, 식재료의 효능과 성분, 지역별 분포도, 열매 저장법 등으로 제주 곳곳에 숨겨진 맛과 멋, '보물'을 소개하고 있다. 

원물에 경제·문화적 가치를 더하고 이를 지역 소득 증대 사업과 연결하는 '6차 산업'의 성공모델이 만들어낸 보물이다.

만날 때 마다 감동을 선사하는 제주의 풍경을 원물로 삼은 작업은 또 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이들도 '매일 놀라며 산다'는 경이로움, 그 중심에는 화산으로 시작한 흙과 땅이 있다는 전제에서 개발된 '지오푸드'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이후 뛰어난 자연유산의 지질학적인 가치를 보호하면서 이를 토대로 관광을 활성화해 지역경제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지오(지질·GEO)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제주관광공사 주도로 2013년 시작된 지오푸드 사업은 세계지질공원 핵심명소의 지질적 특성과 문화를 활용하여 음식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지역 소득 창출과 연계하는데 목적을 뒀다. 레시피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으로 표준화 작업과 베이커리 및 메뉴 개발, 판매업소 모집까지 일련의 작업이 진행됐다. 이렇게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메뉴만 17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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