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오경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최근 모 생리대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검출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생리대를 사용한 후 생리기간이 줄거나 생리통이 심해지고 질염 등과 같은 여성 질환을 겪었다는 피해자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이 제품 이외의 여러 생리대에서 발암성 물질이나 피부를 자극하는 유해 성분들이 검출 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년간 제품을 사용해 온 여성들이 분노와 불안을 느끼고 있다.

본인이 혹은 아내와 딸이 호소하는 생리통을 가볍게 생각해 왔다면 이 논란은 건강을 챙기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생리통은 배가 약간 당기는 통증에서부터 기절을 할 정도까지 개인에 따라 그 정도가 다양하다. 생리통은 난소나 자궁, 골반의 문제로 생기는 경우를 속발성(생리통)과 골반 장기에 이상 소견 없이 자궁 근육의 수축으로 나타나는 원발성(생리통)으로 구분한다.

한방에서 생리통을 經痛이라하여 虛(허)하거나 鬱(울: 막히다)하거나 瘀血(어혈)이 있거나 風寒(풍한)으로 생긴다고 본다. 개인의 주변 환경과 기질에 따라 발생하는 기전이 매우 다양하여 같은 증상에도 다른 처방을 써야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환자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복부가 편치 않다는 것이다. 배 전체가 단단하거나, 물렁해보여도 눌러보면 딱딱하고 통증을 호소한다.

보통 긴장을 많이 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불규칙적이고 건강치 못한 식사를 하고 수면시간이 부족하며 적당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이런 배를 가지고 있고, 매우 높은 비율로 생리통을 호소한다. 한약과 침으로 복부와 자궁의 순환을 돕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생리통은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

글쓴이 또한 논란의 생리대를 써왔던 당사자로써 불쾌감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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