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정관료 출신자들의 전유물인가. 제민일보 특별취재반이 오는 6월13일로 예정된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자치단체장 출마예정자들을 파악한 결과 도지사와 4개 시장·군수 모두 행정관료 출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지사 선거는 95년과 98년 승리와 패배로 엇갈렷던 민주당 우근민 현 지사와 한나라당 신구범 전 지사간 숙명을 건 ‘결승전’이 예고되고 있다.

제주시장은 김호성 전 행정부지사의 중도하차로 민주당 김태환 현 시장이 독주채비를 갖췄고 한나라당이 대항마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아직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서귀포시장도 무소속 강상주 시장에 민주당 이영두 전 도의회전문의원이 도전장을 냈고, 한나라당 신철주 북군수의 대항마는 민주당 주자로 나설 예정인 문창래 전 제주도농수축산국장이다.

남군수도 민주당 강기권 군수에게 뚜렸한 도전자가 나서지 않은 가운데 도 국장출신인 고계추·고상윤씨 정도가 후보로 거론되는 형편이다.

이는 지난 95년 치러진 제1회 지방선거때 정치인·경영인 출신들이 대거 후보로 나섰던 것과는 전혀 판이한 양상이다.

당시 강보성·신두완씨가 도지사후보, 김두전씨가 제주시장후보, 변성근·고시오·김지호씨가 서귀포시장후보, 부소윤·김군택·김영보·홍관수씨가 북군수후보, 강영지씨는 남제주군수후보로 나섰으나 행정관료 출신자들에게 모두 밀렸다.

98년 선거에서는 현임종씨가 도지사후보, 고시오씨가 서귀포시장후보, 김군택씨가 북군수후보, 오승일·강영지씨가 남군수후보로 나섰으나 같은 결과를 낳았다.

99년 치러진 남군수 보궐선거때는 강기권·고계추·고상윤씨등 행정관료 출신자들간 경쟁 끝에 강기권씨가 당선됐다.

이러한 양상은 자치단체장을 선택할 때 행정경험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의식과 조직·인맥·자금력 등이 판세를 좌우하는 선거행태로 행정관료 출신들이 입지를 선점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고충석 제주발전연구원장은 “부단체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이 보좌하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은 행정경험보다는 정치적 판단능력과 미래에 대한 비전, 경영 마인드 등이 보다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고 원장은 이어 “고위 행정관료 출신자들은 재직중 자원 배분등을 통해 조직이나 인맥을 형성하기 쉽고 유권자들이 행정경험을 지나치게 중시, 자치단체장 역량을 가진 전문가·경영인 등이 아예 출마를 포기함으로써 인물 부재론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반
 △자치1부
오석준·김성진·김석주·박정섭·송종훈 기자

 △자치2부
강한성·이기봉·이상도·이태경·이창민·현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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