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21세기한국연구소 소장·논설위원

북한은 지난 8월 29일 평양 인근 순안공항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쏘아 올렸다. 북한이 계속 경고를 해오던 한미연합 을지훈련이 실시되는 와중이었다. 8월 29일 이날은 잊을 수 없는 국치일이다. 

그래서인가, 미사일은 일본의 머리 위를 지나 '태평양 작전시대'안에 안착하였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30일 미사일이 북태평양 해역에 도달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군대가 진행한 태평양상에서의 군사작전의 첫걸음이고 침략의 전초기지인 괌도를 견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주곡"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다. 미사실이 투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반응을 내어 놓았다. 이 메시지는 전쟁에 의존할 수도 있다는 태도를 많이 함축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체제의 변동은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충격이었다. 어제 우리 공군은 F-15K 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MK-84 폭탄 8발을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하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은 전적으로 성공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전략적으로 균형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현 정부 출범 뒤 각종 미사일 도발을 9차례나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7월 4일에는 "성명만으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며 대응 미사일 무력시위를 지시했다. 그러나 며칠 뒤 독일에 가서는 '베를린 구상'을 발표하며 남북 군사 당국자 회담과 적십자 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다 7월 28일 심야의 ICBM 발사 직후에는 사드의 잔여 발사대 '임시 배치'를 지시했고, 8·18 경축사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다시 대화 카드를 꺼냈다. 청와대는 이런 행동을 "전략과 전술의 조화 있는 대응"이라고 평가한다.

협상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전쟁론만으로 북한을 몰고 가는 것은 더욱 위태롭다. 지금 세계적인 전략 차원에서 이런 북한을 일차적으로는 미국이 다루고 있다. 

첫째, 미국은 북한에게 강력하면서도 다양한 메시지를 보낸다. 물론 남한도 보낸다. 둘째, 유엔을 중심으로 하는 미북대화 체제가 형성되어 있다. 셋째, 한미연합 을지훈련을 예외없이 실시한다. 넷째, 지금 미군은 태평양 함대 사령부 등 다양한 계통, 다양한 사람들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미일 공동 요구로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소집됐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성명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중국과 러시아도 찬성했고, 언론 성명보다 격이 높은 의장성명이었다. 

지금 북한을 제어하는 수단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전쟁론을 통한 힘겨루기이고, 둘은 대화와 화해를 통한 평화이다. 이 두가지 노선 가운데 우리는 대화노선과 평호노선을 더욱 선호한다.
모든 국제 시스템들에서 한반도 문제의 해결방법을 대화노선으로 선정했을 때 남북한이 서로 대등하다는 입장을 갖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지금까지 남한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이승만 노선'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박정희의 독재노선이 바라보는 외교관계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남북한이 대등하다'는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남북한이 미래를 헤쳐나갈 뚜렷한 출구도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군사강국' 북한을 동아시아 국가체제가 수용하는 방법이다. 

새롭게 만들어갈 조건에서 남북한의 조건이 모두 똑같지는 않다. 그러나 남북한의 대화노선과 평화노선은 아시아에서 시작한 노선이다. 

아시아에서 시작한 대화노선과 평화노선이 미래와 새날을 준비할 수있어야 한다. 그럴 때라야만 아시아의 평화노선은 아시아의 동족에서 시작하여 유럽으로 향해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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