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이 개관 1주년을 기념해 1일부터 내년 2월18일까지 특별 소장전 '7080'을 개최한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이 자신의 회화세계를 본격적으로 확장시키며 세계적인 화가로 자리잡은 1970~1980년대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난 김 화백은 서울대 미술대학에 입학했지만 6·25한국전쟁으로 졸업하지 못했다.

미국 뉴욕과 프랑스 생활을 거쳐 한국·일본·미국 등을 오가며 국내외 미술계의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피난시절 머물렀던 제주는 그에게 '마음의 고향'이다. 제주도에 작품 220점을 기증하고, 지난해 9월24일에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 개관으로 이어졌다.

이번 7080전은 김 화백의 주요작품 17점을 감상하면서 50여년간 쌓아온 작품세계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다.

무엇보다 물방울이 탄생해 형성돼온 과정을 담은 작품을 볼 수 있다. 거친 질감 위에 맑고 투명하게 빛나는 물방울, 물방울이 공간을 만들어내고 주변으로 확산되는 구성 등 작가는 물방울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비우고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회귀시킨다.

맑았던 어린시절과 향수, 전쟁과 타지 생활 등 작가의 삶과 고뇌들이 정화의 과정을 통해 지워버리고 잊어버려 물방울처럼 투명해지는 일, 무(無)의 세계를 추구했던 고독한 투쟁의 기록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