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춘 작가 장편소설 「파란 구리 반지」 출간

「코레예바의 눈물」로 올해 이태준문학상을 수상한 손석춘 작가가 여섯 번째 장편소설 「파란 구리 반지」를 들고 나왔다.

1990년대 이후 한국 문학의 주류인 개인의 욕망보다 이데올로기와 분단을 다뤄온 손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제주4·3 70주년을 앞두고 우리 역사의 아픔과 진실을 정면으로 들춰냈다.

주인공 고은하는 심방의 딸로 태어나 일제강점기부터 광복과 4·3, 전쟁과 분단 등 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어낸 제주도 여인이다. 그의 삶을 담담히 그리며 역사의 진실이 매도당하는 우리 현실을 고발한다.

특히 책은 회한과 절망을 넘어 민족의 맺힌 '한'을 풀려는 '신명'의 기록이다. 

고은하의 기록을 통해, 제주도 씻김굿의 형식을 빌려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풀어낸다. 영개울림, 즉 죽은 이의 영혼이 돼 그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책 속에 고스란히 옮긴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우리 역사의 아픔이 아물지는 않으리라. 그러나 무수한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허구인지 사실인지 헷갈리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을 다시금 직시하게 한다. 시대의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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