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5년 포르투갈 리스본. 성인의 날을 맞아 교회를 찾은 사람들로 오전부터 거리는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각. 사람들은 세 번에 걸친 엄청난 파장을 느꼈다.
순식간에 리스본의 상징이었던 석조건물들이 무너져 내렸고 도시전체가 바람을 맞은 밀밭처럼 흔들렸다.
그리고 3분후. 3만명이 넘는 사람이 그 짧은 시간동안 목숨을 잃었다. 대형 쓰나미(지각변동에 의한 해일)가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리스본을 덮친 것이다.
어네스트 지브로스키의 「잠 못 이루는 행성」은 18세기 리스본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에서 출발한다. 그는 지난 1000년동안 지구상에서 발생했던 대형 재난들을 재조명, 그것들이 실제 예측가능한지를 살펴본다.
지구는 계속 요동치는 불안정한 물체이며 그 행성에 붙어사는 인간이라는 종족 역시 지구의 요동침 때문에 불안해 한다는 의미를 지닌 ‘잠 못 이루는 행성’은 전염병에서부터 사이클론과 토네이도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자연재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담고 있다.
그이 독특한 서술방법은 폴리네시아 이스터 섬 거석문명의 멸절(滅絶)과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등 역사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재난들이 생생하게 묘사하되 선정적이지 않다.
그의 주된 관심은 이런 자연재해들에 대한 인간의 예측가능성이다. 이런 그의 관심이 이 책을 단순한 자연과학서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재난에 대한 작용과 반작용의 시각을 제공한다. 재난과 인간집단은 상호작용하며 인구 규모가 커질수록 자연재난의 발생가능성과 강도가 높다진다고 것이다.
그는 이스터 섬의 원주민과 방글라데시의 인구상승을 예로 들며 자연재해로 인한 인류의 비극적 멸종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이스터 문명의 멸절은 섬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인구 용량을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코기토. 1만5000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