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사회경제부장 대우

소설 삼국지연의 중 3대 대전으로 적벽대전과 관도대전 그리고 이릉대전이 꼽힌다. 촉나라는 오나라와 힘을 합쳐 조조가 이끈 위나라의 100만대군을 물리치며 국가의 기틀을 다졌던 적벽대전과 달리 이릉대전은 촉나라의 쇠퇴가 시작된 전투라 할 수 있다.

전략적 요충지인 형주를 오나라에 빼앗기자 관우는 되찾기 위해 군대를 이끌었지만 위군과 오군의 협공을 받아 생포됐고, 결국 오나라 황제인 손권에 의해 처형을 당한다. 유비는 의형제인 관우의 죽음을 전해듣고 오나라에 복수하기로 맹세한다. 하지만 제갈량과 조자룡을 비롯한 수많은 문무대신은 유비에게 오나라보다는 후한의 황제를 죽이고 스스로 황제에 오른 위나라의 조비를 공격해 한나라의 혈통을 이어야 한다고 간언을 했다. 하지만 유비는 "나는 황제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관우의 원수를 그대로 두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하면서 원수 갚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신하의 반대에도 불구 또 다른 의형제인 장비가 오나라를 공격해야 한다고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유비는 위 대신 오나라를 치기로 결정한다. 

관우에 이어 장비도 출정준비중 부하장수에게 죽임을 당하는 등 모든 의형제가 죽자 유비가 더욱 감정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유비를 상대한 오나라의 육손은 지형지물을 이용하면서 방어만 하다가 철수를 반복, 폭염이 오기를 기다렸다. 유비군은 폭염을 피하기 위해 숲 속 주변에 진지를 구축했고, 육손은 바로 이 점을 노려 불화살을 공격해 숲 속에 주둔하던 유비군을 전멸시켰다.

유비의 전선 지도를 그린 편지를 본 제갈량은 촉군은 참패를 면할 길이 없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멀리 있는 사람도 그림만보고 알 정도로 유비의 전술이 허술했다는 것이다. 유비는 의형제 복수라는 개인감정에 휩싸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한 것이다. 만약 유비가 제갈량 등 대신들을 의견을 듣고 위나라를 공격했다면 삼국의 판도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지도자가 개인욕심이나 감정으로 국가나 단체를 운영한다면 얼마나 큰 파탄을 불러올 수 있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지도자의 대의는 사사로운 감정과 목적에 휩싸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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