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욱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한의에서 야제(夜啼)라고 하는 소아 수면장애가 예전보다 늘어났다. 수면장애는 부모의 적절한 관찰과 개입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밤이 되면 집안 조명을 어둡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백 년 전까지는 인공조명이 없었기에 해가 지면 자는 것이 몸의 유전자에 각인되어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갓 태어난 아기들에겐 밤이 되면 밝은 조명은 끄고 가급적 간접조명을 켜서 적절한 수준의 어둠을 인지하게 해야 한다. 아침이 되면 커튼을 걷고 밝은 햇살을 일찍 쬐게 해야 하며 재우기 전에 완전 소등하여 어두워지면 잠을 자야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런 과정을 최소 반년정도만 지속적으로 한다면 자랄 때까지 숙면하는 경우가 많다. 발달중인 뇌에 제대로 된 생체리듬을 각인시킨다는 개념이다. 숙면은 바른 성장과 정서안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좋은 수면습관을 기른다는 것은 건강에 무척 중요하다.

기껏 재워놨더니 애가 칭얼거리며 자주 깬다면 자장가를 들려주거나 과하지 않은 적절한 스킨십으로 안정시키면 좋다. 너무 어린 아이가 아니라면 매번 그러기보다 스스로 수면 학습을 할 수 있게 어느 정도 내버려 두는 것도 필요하다. 다양한 좌절경험을 스스로 해결하면서 자라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매번 부모가 개입한다면 아이는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아내려 하지 않고 응석받이가 될 확률이 많다.

수면 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시켜주면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량이 늘어나므로 숙면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 질병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비염이나 턱관절 문제, 소화장애, 신경과민 등이 있는데 이는 따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국의 영유아 수면시간은 외국보다 1시간 이상 짧고, 수면에 드는 시간은 2시간 정도 늦다. 야근과 맞벌이가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정서발달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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