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형 제주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논설위원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여 년간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1992년 수교 이래 한국의 가장 큰 교역대상국으로서 한국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중국은 제 1 무역 대상국으로 한국의 대중수출은 92년 27억 달러에서 2016년 1,244억 달러로 46.1배 확대, 대중수입은 동기간 37억 달러에서 870억 달러로 23.5배 증가하며, 수출액의 25.1%, 수입액의 21.4%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의 대중 수출은 2016년 8월 기준 1,000만 달러는 넘어서면서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더라도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편이라 할 수 있지만 수출금액으로 본다면 가장 낮은 수치로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는 현저히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하며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막대한 소비 잠재력을 갖춘 거대 소비시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제는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 중고속의 안정성장 시대의 중국경제의 새로운 상태)에 접어들면서 내수시장 활성화와 지역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 시기가 성공적으로 거쳐 간다면 중국은 더욱 매력적이며 세계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진정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역, 문화, 민족 등 시장여건의 차이가 매우 크다. 하지만 단지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은 시장이 아닌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연합시장이라 볼 수 있다. 또한 경제력상승에 따른 소득증대, 신흥부유층 증가, 중산층 증가, 명품소비욕구 증대, 80후(后)세대의 구매력, 90후(后)·00후(后)세대의 수입품소비, 친환경·녹색소비자 등 소비층과 소비자들의 수요 또한 점점 다양화 되어가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은 이미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로컬기업들이 합세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우위에 있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로컬기업들이 기술경쟁력을 갖춘 막강한 경쟁상대로 다가오면서 어쩌면 수교이후 우리가 누렸던 중국특수는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제주기업 대부분이 낮은 인지도를 가진 중소·영세기업임을 감안한다면 중국 진출은 더욱 힘들어지며 한계상황에 부딪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는 이런 중국에 대해 이해가 매우 부족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정부 및 지자체에서 중국 진출 기업을 위해 기업교류회, 박람회, 바이어 발굴, 시장 동향분석, 수출비용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지만 중국시장은 여전히 진출이 힘든 지역이며, 가시적인 성과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번 사드로 인한 '한한령'으로 우리 기업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으며 견디기 어려운 시련을 겪고 있다. 이는 어쩌면 중국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된다. 

중국은 대륙의 굴기를 위해 다방면에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지도부에 의해 더욱 빠르게 또한 체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렇듯 변화하는 중국에 대한 대처는 우리의 몫이다. 이러한 새로운 중국의 변화에 대해 이제는 철저히 중국인의 관점에서 소비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예전 중국이 '어떻게 싸게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제대로 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시대이다. 

한·중 경제는 분명 상호 의존적이지만 이제는 한국 또는 제주라는 브랜드만을 가지고 경쟁하는 하는 것은 분명 한계점이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 소비시장에 인접해 있는 제주로서는 중국을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히 제주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운 마케팅이 아닌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전략으로 세분화된 타깃 선정을 통해 부분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할 것이다. 중국 시장은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극복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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