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춘 제주연구원장

우리가 초등학교 때 배운 사칙연산 기호는 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고 14세기경부터 17세기에 걸쳐 각기 다른 수학자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한다. 간단한 사칙연산조차도 활용하는 방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구구단을 외우고 활용하고 있지만 수학과 IT강국인 인도는 십구단을 외우고 활용하고 있다. 덧셈과 뺄셈에 대한 접근 방법도 한국과 미국은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가게에서 7,400원어치 물건을 사고 만원을 주면 만원 빼기 7,400원은 2,600원으로 계산해서 거스름돈을 주지만 미국에서는 7,400원에서 시작하여 더하여 만원을 채운 후에 그 돈을 거스름돈으로 준다. 사칙연산을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요즘은 전자계산기와 POS단말기의 발달로 사칙연산도 무디어져 계산 실수를 할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사칙연산 기호를 생활에서 재미있게 활용하는 사례들을 최근에 본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더하기(+)는 새롭게 추가했으면 하는 것, 빼기(-)는 중단되거나 삭제했으면 하는 것, 곱하기(×)는 지속적으로 계속 진행되었으면 하는 것, 나누기(÷)는 내가 가진 것 중에서 베풀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 여행사가 여행 마일리지를 홍보하면서 마일리지 +, 여행갈 때 -, 기쁨 두 배 ×, 여행부담 ÷ 등 사칙연산 기호를 마케팅 목적으로 포스터에 활용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여행하면서 마일리지 적립하고(+), 적립한 마일지리 여행갈 때 사용하니(-), 기쁨이 두 배가 되고(×), 여행부담은 줄어든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지역발전의 패러다임을 청년의 꿈을 실현하는 일자리 더하기(+), 지역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빼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창조경제 곱하기(×), 삶의 질을 높이는 희망 나누기(÷)로 압축하여 제시한 바 있다. 사칙연산을 활용하니 정책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되고 기억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필자는 연구원의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합하는 공동 연구(+), 공동연구, 융복합 연구, 분업 연구에 장애가 되는 닫힌 마음, 닫힌 눈, 닫힌 귀 포기하기(-),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와 같이 하는 융복합 연구(×), 연구자별로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를 연구하는 분업 연구(÷)를 연구원들에게 제시하고 독려하고 있다.

또한 필자는 개인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때도 사칙연산을 활용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정당한 일에 적극 참가하기(+), 정당하지 않은 일이나 불로소득과 관계된 일은 포기하기(-), 여러 사람이 협력하여 이웃을 도우는 일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내가 가진 물질, 재능, 시간의 일부를 이웃과 나누는 일 연습하기(÷)를 사회활동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리가 새로운 연산 기호를 만들어 낼 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사칙연산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발굴하여 실천하고 다른 분들과 공유한다면 좀 더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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