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교수·의료자문위원

이번 여름 닭에게 절대 사용해서 안되는 살충제가 들어간 계란 파동 이후 각종 살충제에 대한 임신부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애완견에게 사용하는 벼룩,진드기 구제 제품이나 모기, 바퀴벌레 퇴치제에서 살충제 성분을 흔히 접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  

살충제 계란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되었다. 피프로닐은 동물실험에서 신경과 간에 유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비펜트린은 동물실험에서 방광암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경련이나 마비가 올 수 있다고 한다. 두 성분에 대한 일일섭취허용량과 급성독성참고량을 고려하였을 때 성인이 하루에 계란 약 100여개를 섭취해도 급성독성을 우려할 정도는 되지 않는다. 따라서 살충제 계란을 몇 개정도 섭취할 때는 아주 미미한 양으로 영향이 없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임신 중 살충제에 과다 노출 시 유산, 조산, 선천성 기형, 저출생체중아, 생식독성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는 있으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정확한 연구는 아직 없는 상태이다. 

태아는 두뇌와 신경, 장기들이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살충제의 독성 효과에 예민할 수밖에 없어 임신 중 살충제 노출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득이하게 살충제 제품을 사용할 시 작업복을 입는 등 올바른 방법을 숙지하며 음식물 섭취 전 손을 씻고, 가능한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모기 매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는 모기 퇴치제는 식기류에 닿지 않도록 하며 직접 피부에 바르기보다 옷 위에 바르는 것이 좋겠다. 

살충제에 노출되는 양과 시간이 많을수록 임신부와 태아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더 커진다. 따라서 출산까지 임신을 잘 유지하며 건강한 아이가 되도록 가급적 살충제 제품 사용을 금하고 과다 노출 시 산부인과에 내원하여 진료 및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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