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가 개편된지 8일로 보름째 접어들고 있다. 몇 십년 묵은 교통체계를 한꺼번에 뜯어고치는데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인 운수업계 외에 대중교통을 매일 이용하는 시민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들이 직접 버스를 타고 피부로 느낄 때 합리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본다.

우선 일각에서는 제주관광대학을 경유하는 노선의 경우 학생 이용이 거의 없는 토·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종전보다 훨씬 많은 버스를 배차하는가 하면 이용자가 극소수인 시외곽지역에서도 운행횟수를 지나치게 늘려 텅텅 빈 채 운행하는 사례가 잦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시민 편의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제주도가 돈으로 때우는 준공영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시행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예산낭비라는 비판이 나올 만한 부분이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하루라도 빨리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목소리 수렴이 지름길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제주도는 반대로 가고 있다.

전세버스를 빌려 도청 직원들의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앞서 지난달 3일부터 도청 부설주차장을 유료화하면서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주지역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도민들에게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사실상 강요하면서 자신들은 편하게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제주도는 주차장 유료화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변명할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하면서 피부에 와닿는 개선안을 마련하는 기회로 삼기 바란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앞으로 한 달동안 버스 이용을 의무화, 보고서를 제출케 하는 등 전 공무원 모니터요원화도 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