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정치부장 대우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의 딸로 알려져 있다. 그녀에게는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그녀는 채식주의자로 동물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또 환경보호를 위해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에코 패션 디자이너다. 그녀가 얼마전 인공 쓰레기 매립지를 배경으로 찍은 가을 신제품 광고는 '과소비와 지구환경'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패스트 패션의 유행으로 의류 과소비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이젠 패스트 패션도 모자라 울트라 패스트 패션까지 등장한 실정이다. 국내 패스트 패션 시장 규모는 2007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2000억원으로 10년새 10배 이상 커졌다.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옷을 사고 쉽게 버리기 때문에 의류 폐기물이 쌓이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8년 하루 평균 161.5t이던 의류 폐기물은 2014년 213.9t으로 32.4% 증가했다. 또 패스트 패션은 저렴한 폴리에스터 섬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면의 세배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시키고 세탁할 때도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져 결국 바다를 오염시킨다. 패스트 패션의 환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업사이클링 패션이 부각되고 있다. 업사이클링 패션은 재활용품에 디자인을 더해 가치 있게 재탄생시킨 패션을 말한다. 1993년 스위스 디자이너 형제가 트럭용 방수 천막을 잘라 만든 가방 브랜드인 '프라이탁'이 시초다. 프라이탁은 천막 외에도 에어백, 안전벨트 등 다양한 재료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패션은 파도에 마모된 유리조각으로 목걸이를 만들거나 자전거 체인으로 시계를 만드는 식이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병으로 운동화를 만들고 커피자루로 가방을 제작하기도 한다. 낡은 제품을 완전히 다른 용도로 재탄생시킨다는 점에서 원래 용도로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과도 다른 개념이다.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업사이클 브랜드는 100여개, 산업규모는 200억원에 이른다.

업사이클링 패션의 매력은 무엇보다 희소성이다. 버려진 폐품을 활용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옷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환경까지 생각한다니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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